퇴직금, 어떻게 관리하고 계십니까?

퇴직충당금과 퇴직연금의 차이

by 작가h

재무제표를 검토하다 보면 '퇴직급여충당부채'라는 계정을 살피게 됩니다. 회계 용어로는 어렵게 들리지만, 회사가 근로자에게 갚아야 할 잠재적인 빚, 즉 여러분이 받아야 할 퇴직금을 의미합니다. 매달 찍히는 월급 명세서는 꼼꼼히 확인하면서 정작 가장 큰 목돈이 될 이 '퇴직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분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이 퇴직금 제도의 본질과 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선 '퇴직충당금'과 '퇴직연금'의 차이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회사가 퇴직금을 사내에 유보해 두었습니다. 회계장부상 부채로만 기록해두고, 실제 현금은 회사가 사업 자금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죠. 문제는 회사가 도산했을 때 발생합니다. 퇴직충당금은 회사의 파산과 함께 휴지 조각이 될 위험이 큽니다.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퇴직연금' 제도입니다. 핵심은 '사외 적립'입니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금은 안전하도록, 돈을 회사 밖 금융기관에 맡겨두게 강제하는 것입니다. 내 퇴직금이 연금에 가입되어 외부 금융기관에 안전하게 쌓이고 있는지 확인 한 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있다면, 그다음은 운용 방식을 살펴봐야 합니다. 크게 DB(확정급여형)와 DC(확정기여형)로 나뉩니다. 이 둘의 차이는 '운용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로 갈립니다. DB형은 적립금을 굴려서 수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그 책임은 회사가 집니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연봉의 1/12을 근로자의 개별 계좌에 넣어주는 것으로 의무가 끝납니다. 그 돈을 예금에 넣을지 투자를 할지 결정하는 건 근로자의 몫이며, 그 결과에 따라 퇴직금 액수가 달라집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 연금 일까요? 본인의 임금 상승률이 높고 한 직장에 오래 다닐 예정이라면 DB형이 유리합니다. 반면, 연봉 상승폭이 크지 않거나 이직이 잦은 경우, 혹은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있다면 DC형으로 전환하여 직접 운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IRP를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이연' 효과 때문입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즉시 퇴직소득세가 부과되지만, IRP 계좌에 넣어두고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을 30~40%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 세금으로 나갈 돈을 계좌에 묶어두고 재투자함으로써 얻는 복리 효과는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DC형이나 IRP를 통해 직접 자금을 운용할 때의 투자 원칙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분이 원금 손실 우려 때문에 1~2%대 예금에 자금을 방치하곤 합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이는 실질 자산 가치의 하락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노후 자금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 또한 위험합니다. 투자는 철저히 자신의 은퇴 시점과 리스크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기 어렵다면 생애 주기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주는 TDF 같은 상품을 활용하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퇴직금은 보너스가 아닙니다. 근로 기간 동안 적립된 여러분의 정당한 급여입니다. 퇴직금이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내 퇴직연금을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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