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계약을 했습니다
#79. 우울증 가족을 둔 이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기를
by
풍선꽃언니
Jun 4. 2021
최근 내게 일어났던 일들 중에는 웃을 일이 없었다. 엄마가 죽고 그 후속적으로 일어난 일들과 대화들은 상처투성이의 나를 또 다른 나락으로 밀어 넣는 것들이었다.
유일하게 기쁨이 되었던 것은 우리 집 한 살배기
"까르"를
보며 그래, '너는 나만 보는데..' 측은한 마음에 한번 더 안아주는 것. 그 작은 동물의 체온에 한번 웃었고 가슴엔 촉촉한 위로를
받으며 그렇게 살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든든한 남편과 아빠"를 바라보면서 힘을 내는 것이 최선인 중에 나름의 소소한 기쁨을 찾은 날이 있었다면 오늘 일 것이다.
난생처음 출간 계약서에 서명했다..
사실 출간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결정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우울증 가족을 둔 이에게는 대처요령을 교훈으로 주고 싶고, 더 크게는 현대인의 고질병이라는 우울을 빌미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이에게 가족의 고통을 상기시켜주어 죽을 사람을 살리고 싶어서 "
엄마는 사고사라고 결정지어졌지만 분명한 건 엄마에게 정신적 문제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었다. 정신병에 무지했던 가족들은 사고로 엄마를 잃었다 한들 죄인이고 그 무게에 짓눌려 살고 있다.
사실 죽기 직전까지 엄마가 시를 썼고 동인지 몇 권을 내며 붉어졌던 몇 가지 분쟁으로 아빠는 내가 에세이 쓰는 것을 경계했다. 가족 이야기 인지라 어렵게 얘기를 꺼냈고 어렵게 허락도 받아냈지만 출간 계약을 해서 기쁜 중에도 아빠한테 축하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출간까지는 아직 멀었다. 내 계획은 가족을 잃고 "생존자"가 된 나머지 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일 년간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것이라 내 글쓰기는 지금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마치 일기처럼 말이다.
죽으면 끝인 인생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출판사를 만났으니 이제 믿고 맡길 차례. 나의 출간 계약을 자축하며!
비록 비루한 문장력과 평범한 내 약력이 출간으로 말미암아 뭔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신과적인 문제들이 평범한 우리네 삶의 행복했던 가정에 어떤 비극들을 가져올 수 있는지 각성할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나는 열심히 살아낼 것을 각오해본다.
인생 첫 출간계약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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