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여자가 잘못 들어오면 사람이 죽어나간다는데

#105. 잊을 수가 없는 이모의 막말

by 풍선꽃언니

엄마가 죽은 것도 황당무계해 어찌 받아들이질 못하던 내가 꾸역꾸역 어떻게든 먹어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 말에 치여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먹던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우걱우걱 되는대로 밥알을 쑤셔 넣고 있을 때였다.


상갓집에서 슬픔에 젖어 있는 엄마의 여동생은 내게 와서 아빠와 함께 있을 때 엄마가 죽었다는 이유로 소설을 썼다.

엄마가 죽은 건 아빠가 그런 거라는 얘기가 있어..

도대체 누가 그러는데. 그 집안 상종 못할 것들 중에 누가 상을 당해 비통한 우리 아빠를 욕보이는 건데.


정작 아빠에게 다가가 말 걸기 불편해 위로 한마디 못 건네고 그의 자식인 내게 와 자신들의 호기심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것이 그 집의 수준이라는 것을 느꼈다. 바로 엄마가 죽은 당일날 엄마의 빈소에서 말이다.


억울해 몇 날 며칠을 잠 못 들던 나는 결국 아빠에게 상갓집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노라고, 엄마가 아팠다는 것조차 모르던 것들이 이런 소리를 하는데 아빠는 분하지도 않냐고 목청 높여 외치곤 울어버렸다.


아빠는 화가 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이라 이미 애초에 손절을 하는 지경에 이른 지 오래인데 새삼 놀랄 것도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나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 조차 가십거리를 만드는 그들에게 따끔하게 경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빠는 없는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찾아내어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확인되지도 않은 걸 가지고 Y(나)에게 아빠가 엄마를 죽였다는 둥 떠든 저의가 뭐지?"


뭔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식구들끼리 하던 얘기가 그런 거라 혹시 다른 사람 입을 통해 들을까 봐 넌지시 귀띔한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늘어놨다.


남동생에게 때맞춰 전화가 왔다. 아빠는 남동생에게 내가 그 집 안 상것들의 말들로 상처 받아 술을 퍼먹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남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더 과간이었다. 빈소에서 그 여자는 남동생에게도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나 보다.

집에 여자가 잘못 들어오면 사람이 죽어나간다는데..

남동생의 아내인 나의 올케가 잘못 들어와 엄마가 죽은 것이란다. 남동생은 그 말을 듣고 그 여자가 진정 미친 여자구나 직감했다고 한다. 그나마 남아있던 엄마의 형제자매 연락처를 몽땅 차단하고 상종하지 않는다 말했다.


아빠에게 그 여자는 사과했다. 미안하게 되었노라고.. 아빠는 이모보다 어른이고 강하게 주의를 주니 불편한 김에 흘러나온 가짜 사과 임을 우리 모두는 안다. 내게도 내 동생에게도 본인의 방정맞은 언행에 대해서 진심을 담아 사과했어야 했다.


남편은 이모저모 속사정을 다 알고 있지만 올케는 모른다. 엄마의 가족이라는 작자들의 실태에 대해 올케에게만은 비밀로 하고 싶은 게 친정엄마를 대신한 내 바람이다.


내 외갓집,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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