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 60대 노익장의 구직활동 5

#106.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by 풍선꽃언니

"9월 2일부터 수업이 잡혀있으니 준비하셔야겠습니다"


아빠는 오늘 면접을 다녀왔다. 신경 안 쓴다고 해놓곤 지짐이 남방도 하나 사고 남동생한테 부탁해 새 에나멜 구두를 얻어 신고 샘소나이트 크로스백을 메고 뚜벅뚜벅.

면접을 보러가는 아빠를 촬영한 항공 동영상:)

면접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외형상으로는 좀 젊어 보이고 싶었는지 오랜만에 스프레이까지 뿌리고 집을 나선 아빠. 면접은 오전 열한 시였고 어떻게 봤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낮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면접이 끝난 아빠는 친구들을 만나 거하게 한잔 하는 사이 나는 아빠가 면접을 망해 속상해서 연락을 안 받나 하며 걱정을 했더랬다.


집에 밤 열한 시 다되 돌아온 아빠가 면접 경험담을 푸는데 참으로 아빠답다.


"나는 OOO학교가 항공 직업전문학교 분야에선 삼성으로 알고 왔다. 나는 실습 위주로 진행하는 교수요원 자리로 알고 왔다. 만일 나에게 그 외의 것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파워포인트니 이런 것들을 새로 배워야 하고 기대에 부흥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학교에서 도와준다면 해보겠다"


솔직하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해서 말을 조리 있게 참 잘한 것 같다.


면접 결과는 오후 네시께 발표가 났다.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아빠는 별일 아닌 양 시큰둥하게 얘기를 하지만 우리가 바라던 대로 파트타이머 일을 하며 오후 시간 심심하지 않도록 시간을 보낼 아빠의 9월이 기대가 된다.


우리 아빠 최고!

꺾인 60대의 구직활동은 짧고 굵게 끝이 났다.

아빠가 가르칠 학생들은 어떨까? 설렌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집에 여자가 잘못 들어오면 사람이 죽어나간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