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것은 죄다
#113. 엄마에게 빨대 꽂은 원가족들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꿈자리가 사나웠기도 하지만 궁극으로는 외갓집 식구들의 행태가 문득문득 떠올라서다. 오늘은 막내 이모의 행실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외출하는 차 안에서 멀미가 났다.
왜 그렇게, (가족인데) 이모를 싫어하냐고 묻는다면..
자기 인생 말아먹고 매달릴 구석이 만만한 엄마뿐이라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엄마 피를 빨던 거머리였기 때문이다.
이모는 유부남과 살림을 차리고 그 남자와 함께 장애인 두 명에게 공갈협박을 해서 돈을 뜯어낸 죄로 교도소에 복역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그런 짓을 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교도소에 있는 내내 영치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없다며 엄마에게 돈을 좀 해달라고 매달려댔다. 다른 형제자매들은 도와주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엄마에게 매달리고 매달렸던 것으로 안다. 아빠는 이 일련의 상황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엄마의 한마디에 매달 이십만 원씩 영치금을 넣어주며 옥바라지를 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걔 내 동생이야. "
동생에 대한 사랑이 진했던 엄마는 무슨 짓을 했든 간에 이모는 본인 동생이라며 죽기 하루 전까지 안부를 묻고 건강을 살뜰히 챙기며 반찬을 해다 날랐다.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병원만 갔다 하면 돈 내달라고 엄마한테 전화하기 바쁘고(돈 맡겨놨는지) 밥 사달라고 하는 거머리가 내 이모라는 사람이었다. 엄마는 착해서 완전히 호구 잡혔다.
아빠는 그녀를 사람 취급도 안 했지만 엄마 하자는 대로 보조를 맞추긴 했다. 아빠가 그랬던 이유는 엄마 마음이 편하다면 그걸로 됐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모는 동정심을 사는 재주가 있었다. 돈이 없어서 시체 닦이 알바를 하는 중이라는 둥 하는 소리를 내 앞에서도 해댔다. 진짜든 아니든 알고 싶지가 않은 얘기를 일부러 라도 내뱉었다. 그러면 우린 모두 "그런 정도의 형편인가" 염려가 되어 이모를 안쓰럽게 여기곤 했다. 어쩌다 삶이 거기까지 흘러갔는지. 뭔지.
이모는 다행히 내 앞에서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른 적은 없다. 입속의 혀처럼 굴어서 어눌한 척 엄마 피를 빠는 거머리 유형의 인간이었다. 비굴하고 자존심이 없어도 저렇게 없을까 싶은 천상 사기꾼이었다. 그 벌로 교도소까지 다녀왔겠지만.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가족 중에 빨대 꽂은 대상을 찾아 기생하고 있을 모습이 그려진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그 습성을 못 버릴 것 같다.
다신 만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