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아픔(엄마의 죽음)을 견디는 과정 <6개월 차>

#115. <언제쯤 괜찮아 지나요>에 대한 경솔한 중간점검 6

by 풍선꽃언니
우리 엄마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라요
바라는 건 그것밖엔 없어요


어젯밤 남편과 운정 호수공원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어두운 밤을 밝히고 있었다. 호수 근처 벤치에 잠시 앉았다. 남편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자고 했다. 우리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았다.


바람은 싸늘하니 가을이 왔다.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육 개월이 지나갔다. 작년 이맘때는 잠시 건강했던 엄마가 갑자기 조현병이 재발해 쇠약해졌다. 사고가 났고 엄마가 죽었다. 내가 겪은 이 모든 일들은 남일이라고 해도 끔찍한데 내일이라고 생각하니 명치에 뭐가 걸린 듯 답답해졌다.


호수공원의 물결은 잔잔하고 달도 떴는데 이 고즈넉한 풍경과 내 가슴에 상처로 남은 엄마가 어우러지니 서글픈 마음에 내 눈에선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남편은 내가 머리를 기댈 수 있도록 가슴을 내어주고 한 손으로는 내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나도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는데 너는 오죽하겠어. 어머님을 내가 완벽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네 곁엔 내가 있고 나는 너를 영원히 지켜줄 거야."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며 끄덕였다. 남편이 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과 더 울면 아빠가 울었다는 것을 눈치챌 거야.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애써 슬픈 생각을 거두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눈물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고 또 흘렀다.


예전엔 남편과 달을 보고 소원을 빌면 양가 부모님 모두 건강하고 우리 부자 되게 해 주시고 승진하게 해 주시고.. 이런 것들을 빌었는데 엄마가 죽고 첫 명절을 어찌 보내고 나름의 우여곡절로 오늘까지 온 나는 그저 바라는 게 하나밖에 없었다.


"우리 엄마.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해 주세요..."


엄마를 기쁘게 해 주는 게 좋아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인생의 등대 같던 존재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나를 떠나갔다. 받아들이기 어렵고 여전히 떠올리면 괴롭다. 아마도 내 상처는 치유되고 있는 게 아니라 잠시 덮어둔 건 아닐까 싶다.

분명 나와 함께 한 엄마의 생애는 행복해 보였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나 혼란스럽다. 내가 엄마를 위해 채워줘야 할 무언가를 못해준 게 있었던 걸까 되짚어보게 된다.


갑자기 눈물이 터지는 날들은 처음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이 비극적인 현실이 마음 아프고 괴롭다. 아마도 살면서 죽는 날까지 안고 가야 할 마음의 그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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