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을 달래기 위한 eating
배가 고픈지않은데 자꾸 몸이 음식을 원할 때
엄마는 언젠가 내게 말했다.
"넌 아마 아기 낳고 집에서 쉬면 살 무지 찔 거야."
아기를 낳지 않았지만 집에서 쉬고 있는 지금 엄마 말대로 나는 살이 무지 찐 상태다. 거울로 비춰보면 어디가 그렇게 찐 건지도 모르겠는데 체중계가 너 살쪘어, 알려준다.
나는 평소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예민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일단 스트레스받으면 음식이 잘 먹히지 않아서 주로 굶어 살이 찔 새가 없었다. 그런데 나는 요즘 내 신체의 메커니즘 중 새로운 특성을 발견하는 중이다. 바로, 스트레스 환경이 공허해서 주어진 것일 때 나는 음식에 대한 craving이 엄청나게 올라온 다는 것이다.
집에 있으면서 뭔가 집중할 거리를 찾았을 때의 나는 특별히 군것질하지 않지만 티브이를 보거나 멍하니 앉아있거나 할 때 자잘한 것들을 끊임없이 먹고 있고 그에 비해 운동량은 상당히 부족한 편이라 정신과 약물 복용 후 갑자기 불어난 몸무게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몸 관리를 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근무복은 당분간 입지 않겠지만 내년 예정된 체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몸이 좀 가벼워야 한다. 인생이 항상 뭔가 준비하느라 바쁜 것 같은데 올해 말까지 엄마 사고 이전의 체격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군것질 거리를 최대한 가볍게 해 보려고 곤약젤리를 세 박스 주문했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