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들숨과 날숨사이 담배연기 속에는

#51. 엄마 자신의 삶을 비극으로 바라보던 때

by 풍선꽃언니
조선의 마음 / 천우희(해어화 ost)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기댈 곳 하나 없이 외로이 서있네
못다 핀 꽃 한 송이 기나긴 어둠 속에
태양은 뜨지 않아 힘겨운 하루하루
눈물만 흐르네

눈물아 비 되어라
서글픈 세월 맘을 적셔다오
아아 침묵아 이제 천둥이 돼라
숨죽인 저 대지를 흔들어다오
설움아 너는 폭풍이 돼라
눈 감은 하늘을 모두 잠 깨워다오

비는 기약 없는 비는
가여운 이 땅을 기어이 버리는가
눈 감은 하늘이여 메마른 폐허 위에
핏물보다 더 붉은 눈물이 흐르네
서러운 눈물이여

눈물아 비 되어라
서글픈 세월 맘을 적셔다오
아아 침묵아 이제 천둥이 돼라
숨죽인 저 대지를 흔들어다오

설움아 너는 폭풍이 돼라
눈 감은 하늘을 모두 잠 깨워다오

구월동 집에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해어화>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를 볼 땐 재미있는 영화다, 정도의 감상이었는데 이상하게 ost로 나왔던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들었을 땐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가 독립투사도 아니고 조선시대를 살던 이도 아님에도 삶 자체를 엄마가 받아들이는 관점 자체가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서있다거나><눈 감은 하늘><서글픈 세월> 같은 투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우리 가족은 밝고 정서적으로 건강했는데 왜 엄마가 바라보는 엄마 개인의 삶은 비극이었는지.


엄마는 내가 결혼하고 언제부턴가 담배를 피웠다. 친정집 화장실에 엷게 배어있는 담배냄새. 엄마 건강이 걱정돼서 일부러 더 아는 체했다. 왜 집에서 담배냄새가 나냐며.


엄마의 들숨과 날숨 사이의 담배연기 속엔 도대체 무엇이 숨어있었던 걸까. 남편도 자식들도 알지 못하게 숨겨온 가슴속 한이 대체 어떤 것이 었길래.


엄마는 죽기 전주 주말 병원을 가라고, 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아프지 않다는 것으로 알겠다는 나의 걱정 어린 협박에 미간을 찌푸리며 이렇게 답했다.

네가 날 알아?

뭔데. 내가 모르는 엄마는.

답을 좀 해주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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