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앞에서 바라보는 사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사랑하는 일

by HYoung

어떤 대상을 좋아할 때 무엇을 먼저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나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한다.

외모에는 각자의 기준이 있을 뿐이다.

내 눈에 예쁘고 잘생겨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얼빠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꽤 당당하게 말한다.

네, 저는 얼굴 봅니다.



특히 나는 어떠한 대상을 한 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꽤 진득하게 좋아하는 편이다.

현재의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미래를 함께 떠올리기 때문이다.

지금의 완성보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먼저 떠올리는 순간에 더 설렌다.


이 친구는 10년 후에 어떤 노래를 하는 가수가 될까.

이 선수는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단단해질까.


나는 늘 현재보다 조금 앞에 서서 바라보는 쪽이었다.



지금의 스포트라이트보다,

그 빛이 사라진 이후에도 남을 무언가를 더 오래 상상한다.


꽤 오래 전에, 내가 좋아하던 아이돌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언젠가 너를 향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지고,

네가 아주 작은 소극장에서 노래하게 되는 날이 오더라도

그때 단 한 명의 팬이 남아 있다면

그게 내가 되고 싶어."



나는 성공을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장을 기다리는 사람에 가깝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했던 유명한 말처럼

내가 주는 사랑이 그가 받는 사랑 중 가장 작았으면 좋겠다.

그만큼 큰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주 먼 미래에,

세상의 관심이 조금씩 멀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내 마음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싶다.



어쩌면 나는 어떠한 대상을 좋아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흘러갈 시간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의 화려한 빛보다,

앞으로 그가 걸어갈 시간의 길이를 먼저 상상하는 사람이다.



화려한 순간의 팬이 아니라,

긴 시간을 건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먼저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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