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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소 Jul 31. 2019

8살 시인

비가 오던 날. 감성이 충만해진 따님


엄마는 예뻐

화장을 했대

비 때문에 지워져도 예뻐


-8살 시인 프미-



비 오는 날이 이어지는 장마기간.

그리고 길고 긴 여름방학.

둘이서 집 안에 갇혀 있을 생각에 집 앞 슈퍼마켓에서 이것저것 필요한 걸 잔뜩 사버렸다. 

가득 찬 장바구니와 우산을 들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한숨부터 쉬며 손을 씻으러 욕실로 향했다. 

한숨 돌리고 거울을 들여다보니 머리는 산발에 화장은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 있었다.


“아이고, 엄마 얼굴 좀 봐. 이런 줄도 모르고 돌아다녔네.”


습함과 더위에 지쳤던 날 내게 슬쩍 편지를 건네는 딸.

우리 집에 사는 8살 시인은 내 마음속 습기를 싹 걷어내는 재주가 있다.



네가 더 예뻐

화장 안 해도 예뻐

비 때문에 머리가 곱슬거려도 예뻐


-엄마의 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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