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내가 너무 싫어서 얼굴이 굳고
어떤 날은
내가 너무 좋아서 마음이 핀다
어떤 날은
아이가 너무 예뻐서 어쩔 줄 모르고
어떤 날은
아이가 너무 미워서 뒤돌아선다
어떤 날은
남편이 기특해서 토닥토닥해주고 싶고
어떤 날은
내가 왜 이 웬수랑 늙어가고 있는지
원망스럽다
어떤 날은
인후통만 아니면 행복할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은데도 우울함에 죽을 것 같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왜 사나 싶고
어떤 날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란 시간이 아쉽다
인생이란
어떤 날들로 이루어진 먼지만큼 작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