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도선사 김상궁바위 지나
지금은 길마저도 희미한 무당골 한쪽에
어여쁜 여인의 입술 하나 떨어져 있다
앵도라진 듯
삐죽거리는 듯
어떤 이는 마를린 먼로를 닮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안젤리나 졸리를 닮았다고 하는
샐쭉하니 도드라진 입술
옛날 천상(天上)의 서왕모(西王母)가
은하수(銀河水) 서쪽 인간 세상에 내려와
직녀(織女)를 붙잡아 갈 때
그 입술은 떼어 무당골에 버리고
가슴은 족두리 바위에 버리고
여성은 건너편 도봉산 어름에 버리고 갔노라는
전설 하나 있을 법한
그리하여 견우는
직녀를 찾아 은하수로 떠나고
늙은 소는 죽어
뿔은 삼각(三角)이 되고
귀는 우이(牛耳)가 되었다는 전설 하나 있을 법한
삼각산 도선사 무당골 한쪽에
슬픈 여인의 입술 하나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