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는 새벽이거나
노을 짙은 석양이거나
한번이라도 원미산에 올라본 적 있는 사람은
원미산이 왜 원미산인지
원미산이 왜 멀미인지 말하지 않아도 안다
한 때는
궆포천을 역류한 조수가 발아래까지 밀려들고
철새들 무리지어 날던 황량한 갈대숲
바람소리 쓸쓸하던
주화곶(注火串)의 후미진 야산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성주산과 거마산, 도당산과 범바우산을 아우르며
멀리 관악과 청계, 소래와 계양을 굽어보는
부천의 진산으로 우뚝 솟았으니
동트는 새벽이거나
노을 짙은 석양이거나
한번이라도 원미산에 올라본 적 있는 사람은 안다
원미산은 결코 멀리 떨어져 있는 산이 아니라
먼 곳을 내다보는 산임을 안다
발아래의 삶이 비록 척척할지라도
관악산 너머 관악을 보고
서해 너머 서해를 바라보는
웅지(雄志)의 산임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