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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당 이종헌 Dec 30. 2018

무화과나무 아래서

꽃이 없어
무화과라 부른다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퇴락한
고향집 우물가에
무화과나무 홀로 서있네
     
어머니
그 나무 아래서
밤마다 눈물 흘리셨지   
     
갈수록
쪼들리는 살림과
차곡차곡 늘어만 가는 빚
     
그래도
자식들만은
번듯하게 키우고 싶어  
     
궂은 일
마다않던 어머니
애면글면 고생하시던 어머니
        
밤마다
무화과 속살처럼 붉은 울음
옷소매에 감추셨지
     
밤마다
무화과 잎새처럼 푸른 눈물
치마폭에 쏟으셨지
     
그 눈물 흘러 흘러
새벽 강에 닿으면
흐느끼는 물소리 안개로 피어올랐지    

꽃이 없어
무화과라 부른다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퇴락한
고향집 우물가에
어머니 홀로 서 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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