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강매

by 현해당 이종헌

강매(江梅)는

섣달에 꽃술이 터지기도 하나

대개는 정월에 꽃을 피운다 하고


또 강매가 피는 것은

이제 곧 봄이 오는 뜻이라 하니

이윽고 혹한의 시련도 눈 녹듯 사라지리라


강원도라 심심산골 두릉산에 올라

두릉(杜陵) 노인의 시 한 수를 흥얼거려보나니

아직 꽃은 보이지 않고 눈만 온 산을 가득 덮었네


강매가 필 때면 그리운 이의 소식도 함께 들려오리니

하얀 눈과 함께 흩날리는 꽃잎 속에

함초롬 묻혀보리라


2016. 2월, 강원도 홍천 두릉산에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잃어버린 것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