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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by 현해당 이종헌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K는 문득 다들 늙고 추레해진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들 중 누구는

눈을 잃어버렸다고 하고

누구는 귀를 잃어버렸으며

또 누구는

간이며 쓸개까지도 다 잃어버렸다고

씁쓸하게 웃는 대목에 이르러

K는 갑자기

제 자신도 뭔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다행히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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