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j를 조개합니다
25년 11월 10일 아침 06시 57분
일정이 있는 월요일. 오늘은 서울에서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 항상 하던 자기소개와 달리 하고 싶어 주말에 자기소개 부분을 다듬었다. 1분 정도로 지금껏 살아온 나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신경을 썼다. 하지만 내가 이런 디테일에 약해서 미시적으로 날 잘 표현하지 못한다. 나를 표현할 때 가능하면 간략하고 담백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싶은데 체질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
오늘은 나의 고등학교 친구 K사장 다음으로 J쌤을 소개하려 한다. J쌤에게는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리는 별명이 있는데 그 별명도 섞어가며 소개를 하겠다.
J쌤과 나는 고 2부터 같은 반이 되어 알고 지낸 후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K사장과 J(옥), S변호사(이하 S변)까지 모두 군산에 가면 안부를 전하며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아직 소개하지 못한 K(태)와 S(유), 그리고 C(기)까지 7명의 친구들이 종종 만난다.
J는 할아버지와 함께 큰 저택에 살았다. 가끔 학교를 마치고 J네 집에 놀러를 갈 때면 TV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그렇다고 서울의 호화로운 그런 대저택은 아니고) 집이었다. 대문을 지나고 징검다리 같은 흙속에 돌을 몇 번 밟고 지나면 집에 도착하는 규모의 집이었다. J의 방은 2층이었고, 햇볕이 잘 들어왔다. 방은 항상 밝았고 온기가 있어 좋았다. 위에 소개한 J(옥)의 방은 이와 반대로 볕이 안 들어오고 추웠던 기억이 난다. 방안에 콜라가 얼어 있기도 했었는데.
이런 대저택에 살고 있는 J는 위로 누나와 형이 계셨고, 다른 친구들 가족들과도 비슷하게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다. J와는 목욕탕도 자주 같이 갔다. 우리 집에서 J네 집까지 제법 거리가 있는데, 매번 J네 동네 목욕탕을 같이 갔는데 거기서 우연히 S변도 만나곤 했다. S변과 J쌤은 같은 동네에 살았으니까.
J는 그 당시 최신형 워크맨과 MC 스퀘어를 사용하는 요즘말로 얼리어답터였다. 생긴 건 전혀 얼리 하게 생기지 않았지만, 새로운 기기를 가장 먼저 사용하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지금도 J를 보니 전기차를 사용하고 있는데 활성화되기 전부터 구입했으니까 얼리어답터가 맞는 거 같다. 최근 J의 새집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새로운 시스템들을 여러 개 설치해 놓은 걸 보았는데, 이놈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거 같다. 기기들이며 차며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는 J인데 우리 친구들 사이 처음으로 외국인 아내를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 싱글인데 새로운 걸 추구하는 타입인 걸 보면 혹시나 그러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요즘 친구들끼리 만나면 노총각 애들에게 농담 삼아 이야기하곤 한다. 꼭 너희들의 짝이 한국에만 있을 거란 생각은 버리라고. 그래서 J가 먼저 시도를 해보지 않을까? 살짝 힘주어 응원해 본다.
J는 학교 다닐 때 별명이 ‘걸레’였다. 정확히 어떻게 해서 그런 별명을 가지게 되었는지 설명을 할 수는 없는데, 짓궂은 우리들의 장난이 결국 이런 별명을 가져다준 게 아닌가 싶다. 몸에서 냄새가 난다던 지, 깔끔하게 하고 다니지 않아서 생긴 게 아닌 다분히 남자들 만의 장난으로, 그리고 그 희생의 결과로 생긴 별명이다. 그런데 이 별명을 부를 때 입안에 착착 감겨서 본명을 부르는 경우보다 별명을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나의 전화기에도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저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