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잘하겠습니다.
26년 1월 2일 저녁 06시 06분
26년 새해의 두 번째 날. 기다리지도 않았고 고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오지 못하도록 막지도 못했다. 시간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그렇게 흘러 새해가 왔고 하루가 지나 오늘이 왔다. 또 오늘도 흘러 어느덧 저녁이며, 내일의 아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새해 첫 평일이라 그런지 매번 하는 새해 덕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팀 메신저가 울린다. 새해 인사도 없다. 팀장이 있는지 묻는 아주 짧고 예의가 없는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아니 새해인데 기본적으로 새해 인사라도 하고, 용건을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뭐가 그리 급하신지 윗분은 팀장이 자리에 있는지 묻고, 팀장이 대답하자 자기가 묻고 싶은걸 어제는 새해라 못 물어본 것처럼, 술 취한 사람처럼 토해낸다. 올해 사업계획과 각 담당자별 역할등을 정리해서 차주안으로 보고 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팀 메신저 방을 초토화시키고 나간다.
회사 수첩에 여기서 일 잘하는 방법 22가지 방법 중 2번째
2. 인사가 만사! ~ 꼭 먼저 인사합시다!라고 쓰여 있지만 이건 대면할 때만 그런 건가?
사이버 상으로 만나는 비대면에 더 철저히 더 절실히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단체로 들어와 있는 팀방인데 새해 인사도 무시하고 업무 지시만 받았다. 올해 아침부터 팀원들과 인사할 때만 해도 좋았는데, 사이버 상의 팀원들과 난 지금 얼어붙어 있다. 너무 정도 없지만 너무 수직적인 관계로만 업무지시를 내리는 도구로 전락한 이 메신저들. 너무 싫다. 메신저가 울리면 신경이 바짝 선다. 또 무슨 업무지시를 하기 위해 우릴 부르고 있을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긴 예전에도 인사는 없었다. '팀장 있어요' 가 하나의 인사가 된 듯하다. 속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도 립서비스라도 “ 좋은 아침” 이렇게 말하는 법이 없다. 매번 좋은 아침이 아닌 나쁜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이라 그래서 그런가?라고 잠깐 오해를 해본다. 이게 꼭 오해이길… 바란다. 매번 좋은 아침을 맞이하는데 우리를 보면 없던 화가 생기고 속에 울화가 치밀어 올라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새해인데.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번 인사하고 갈 수 있지 않나? 그게 많이 어렵나?.
팀방을 방금 훑어보고 왔다. 처음부터 인사는 없었다. 이러고 보니 이분 컨셉이 인사는 하지 않는, 좀 소모적인 거 같은, 감성적인 건 지양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맘에 와닿지 않는 굿모닝이란 소리도 없고, 새해가 뭐 별거냐 하는 감성도 없는 그냥 ‘정, 감정’ 없는 사람.
나중에 AI와 일하게 된다면 꼭 학습시켜야겠다. 처음과 끝은 꼭 인사로 마무리하라고.
새해부터 덜 투덜 되고 덜 험담하며 덜 분노하려 했건만, 아침부터 이 모든 작은 다짐이 송두리째 엎어져 버렸다. 그 인사 하나가 뭐라고 인사 없이 업무지시 했다고 이런 반응까지 보인 나도 참으로 모났다. 그러려니 그런 사람이거니 하면 되는데 왜 혼자 이렇게 빈정 상해 있고 화가 나 있을까? 이건 내가 수양이 덜 된 것이고 내가 모자란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인사는 좀 하자’가 중요한 나의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뭐 그리 어렵다고. 인사만 잘해도 떡이 생기고 밥이 생기고 하더라. (몇 편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만화 ‘뚜식이’ 편을 보면 인사 배우러 학원에 가서 뚜식이가 열심히 인사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참고해 보시라.)
상대방과 비대면으로(메신저 같은 곳) 만나는 곳에서 예절은 대면 시 예절과 같다고 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니까. 비대면이라 옷차림 같은 격식은 조금 논외가 될 것이지만 그 외 부분들은 사람과 사람 간 지켜야 할 매너들은 반드시 지켜줬으면 좋겠다.
나는 오늘 매너 없는 팀 리더를 보며 새해 아침부터 지랄을 떨어본다. 인사 없이 업무지시만 시키는 정 없는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나는 저러지 않아야지, 혹시 나도 저러지 않았나 반성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해 보려 한다. 그러면서 다짐도 하게 되네.
'올해는 인사로 시작하고 인사로 끝내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꼴 보기 싫고 마주치기 싫은 사람과 만나더라도 인사를 주고받아야겠다'는 더 넓고 포용적인 사람이 되어 보자고 다짐하게 된다.
이게 다 우리 리더님의 큰 그림이었으리라. 나에게 이런 관대함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래서 계속해서 메신저에 인사 없이 업무지시만 내렸을 것이다.
또 월요일이 오면 인사 없이 업무 지시를 내리겠지. 그때 나는 속으로 크게 외칠 것이다.
“일 잘하는 22가지 방법 중
2. 인사가 만사!~ 꼭 먼저 인사합시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