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뵈요

부부동반으로 다시 봅시다.

by 시쓰남

25년 12월 30일 저녁 06시 07분


어제는 울산을 다녀왔다. 부전역을 출발해서 태화강역으로, 다시 태화강역에서 부전역으로 왕복했다. 부전역에서 탄 기차는 아마 두 번째였나 싶다. 이 기차를 타고 부산을 지나 울산으로 가는데 내가 아는 부산이 아니었다. 내가 동래구랑 해운대쪽은 잘 안 가보니 이 동네가 부산이 아니라 타 도시처럼 다가오며, 내가 아는 부산이 다분히 지엽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 부산은 크다. 아직도 저 북구랑 금정구 그 주변 구는 안 가본 곳이 많다. 내가 어슬렁 거리는 서구 영도구, 중구는 잘 아는데.

기차를 타고 부산 안에 있는 여러 역사를 지나는데 하나같이 모르겠고, 새로웠다.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걸 다시 한번 알게 해 주었다.


기차를 타고 가서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그리고 반가운 지인들과 만나 맛있는 식사도 하고 어찌 살았는지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항상 지인들 또는 친구들과 만나면 현재보다는 과거 같이 공유했던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거 같은데, 어제도 우리의 20대 대학생활을 이야기하며 추억을 떠올렸다. 어릴 적 누구랑 CC였지, 너 누구 좋아했었지 하는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부터, 너는 치킨을 참 좋아했지 등 오래 묻어두어 그동안 당사자들이 아니면 만나서 못할 이야기 들을 하나씩 꺼내면서 오랜 수다를 떨었다. 곁들여지는 반주는 더욱 우리의 흥을 북돋아 주었고, 취기에 옛 기억이 아리송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거 같기도 한데,,, 다들 기억하고 있으려나?


어제 만난 지인들은 모두 결혼을 했고 난 그분들의 결혼식에 모두 참석했었다. 한분은 선배님이셨고, 세분은 후배님들이었는데, 후배님들 중 한 커플이 나와 조금 복잡하게? 얽혀 있다.


후배들 중 2명은 남자인데 모두 연상인 아내와 결혼했다. 그중 한 커플이 나와 조금 얽혀 있는데, 바로 내 대학 동기랑 후배가 결혼한 것이다. 그런데 그 후배랑 우리 집 S도 서로 동기다. 뭐 크게 보면 나야 아무렇지 않은데, 후배는 조금 관계가 꼬이지 않았나 싶다.

우리 집 S가 동기에서 나와 결혼해 형수가 되었으니까. 나도 뭐 후배 아내에게 ‘재수 씨’ 이렇게 하면 되는데 또 동기다 보니 뭐… 약간 뭐라 설명하기 귀찮은 그런 얽힘이 우리 부부와 후배 부부간에 생긴 거 같아서, 그냥 한번 말해본다.

어제는 각자 남편들끼리만 보았는데 다음 모임을 할 때는 모두 부부 동반으로 모이자 했다. 그러면 오늘보다 더 즐거운 시간을 두 배 이상으로 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다시 그날을 위해 울산으로 향하는 기차를 예매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가니 예전보다 더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고, 체력은 예전만 못하며, 주량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시간을 잊은 채로 놀 수 있었는데, 이제는 놀다가도 자꾸 시계를 처다 본다. 시계를 볼 때마다 피로가 더 빨리 와서 쌓이는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이렇게 되었나’ 하고 놀라며 내 체력 아직 쌩쌩하네 했을 텐데, 지금은 보조 배터리처럼 얼마 지나면 충전을 해줘야 하는 몸으로 바뀌어서 떨어지는 충전량을 볼 때마다 곧 자리를 떠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도 물론 기차표를 예약해 놨고 부산에서도 막차를 타고 집에를 가야 하니 다른 분들보다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벌써 취해 있었고, 더 이상 마시는 무리였다. 잘 일어나서 그 덕분에 무사히 집에 귀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침부터 해장을 하기 위해 이런저런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시도해 보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속이 좋지 않으면 집에 가서 따끈한 국물에 밥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나를 지배하고 있다. 이왕이면 라면을 먹고 싶은데 집사람이 허락해 줄지는 모르겠네.


내일이면 25년의 마지막 날이다. 이 말은 모레면 26년 새해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루차이로 올해를 보내고 신년을 맞이하는 이벤트가 연달아 열린다. 매년 이렇지만

매년 새로운 기분이 들고 다짐을 하는 것 같다.


새해에는 가족모두 건강하고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잘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매번 하는 소망을 또 빌어본다. 그리고 올해보다 더 특별하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이며 올해 글은 이렇게 마무리 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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