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위한 글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났어. 나는 친구들이던 선배, 후배던 간에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어.
그냥.. 용건이 없는데 '뭐해?'라고 물어보는 일이 참 별로라고 생각했었거든.
그래서 그런지 연락하고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친구가 많이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오래 알고 지내고, 지금도 종종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몇 있어.
흔히 우리들끼리 이 모임을 NSC라고 부르는데, 여하튼 이 친구들은 전공도 다 다르고 생김새, 취미, 특기도 다 다르지만 지금까지 알고 지내와.
흔히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진짜 친구라고 얘기하잖아. 가식 없이, 조건 없이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고등학교 친구라고 말이야. 이 친구들이 그런 친구라고 생각해.
오랜만에 만나서 펍을 가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내가 일하는 카페가 맘에 들었는지 계속 여기 있어도 되냐고 물었어. 오늘의 장사도 마무리가 되었기에 일부만 조명을 켜두고 커피를 마시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어. 안부를 물으면서 얼굴이 수척해진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들의 아픔을 들었어.
한 친구는 공황장애를 겪었고,
한 친구는 불안장애를 겪었대.
나도 학생 때 우울장애를 겪어서 항우울제를 복용한 적이 있어. 최근에도 진로와 같은 문제로 어려움이 많아서 심리 상담을 받기도 했고 말이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나만 마음이 상한 게 아니었던 거야. 다들 열심히 학교 다니고 취직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는 걸 보면서 잘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거지.
괜히 마음이 착잡해. 물론 내 친구들이 다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착잡했고, 나와 그 친구들 이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다쳐있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어.
어렸을 때는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었었어. 음악치료 쪽으로..
그때부터 아픈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했던 거 같아.
그러다가 꿈이 바뀌어서 뮤지컬 연출을 하고 싶고, 안무가를 하고 싶을 때도 꿈의 목적은 같았어.
아픈 사람들이 내 작품과 내 연기를 보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지금이야 심리치료사도 뮤지컬 연출이나 안무가를 하는 것도 아닌 특수교사를 준비하고 있는 고시생이지만 교사로서의 내 마음가짐도 이전의 꿈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지금은 어른들 뿐만 아니라 젊은 청소년들도 많이 아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그 아이들이 지적인 능력이나 신체적인 것들이 지체가 된 거지 감정이 지체된 건 아니거든. 그 아이들도 아파하고, 슬퍼해. 그런 사람들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해줄 수 있으면 좋겠어.
물론 뮤지컬이나 안무가, 혹은 음악치료사의 꿈을 접은 건 아니야. 후일의 언젠가를 위해 준비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어. 다만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주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을 거야.
진짜 진짜 진짜 진짜 많은 사람들이 '힐링'을 찾아.
그만큼 아픈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거겠지.
우리나라는 정신병에 대한 낙인이 있어.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이 아프다, 힘들다를 말하지 않아.
그저 속으로 끙끙대면서 버틸 뿐이야.
그저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 마음이 회복되지 않지.
다만 이 들을 읽게 되는 사람이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혼자 아프다는 생각을 뒤로 놔두고 자기 주변을 둘러봤으면 좋겠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받는다는 말처럼 우리 주변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친구는 분명 곁에 있을 테니까..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