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좋다.
하늘 위로 수많은 빗금이 쳐진다.
조각난 하늘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본디 모습을 감춘다.
하지만 네가 보는 모습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듯
넓은 하늘은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하다.
작은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가지 뒤로
무거운 하늘이 드러난다.
크고 작은 난도질에도 상처하나 없는,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나뭇가지가 흔들리지 않아도 나는 나 일 수 있는,
그런 하늘 같은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