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태교?? 엄마 고양이를 위해서!!
태교를 하는 것은 뱃속의 아기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사실 저는 태교 자체가 아기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저의 말을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설명을 덧붙이자면, 오히려 태교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태교 때문에 남편이나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런 태교는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죠. 그래서 태교를 해야 한다면 ‘아내가 스트레스 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다.
저는 태교를 위한 아이템을 찾거나 태교를 하기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꾸준히 했던 건 뱃속의 아기에게 성경을 읽어준 정도일 겁니다. 사실 그건 아기보다는 아내에게 읽어주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성경을 읽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거든요. 조금의 노력만 있으면 가능했던 일이지만, 아내는 저의 작은 노력 덕분에 임신기간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아내의 배도 점점 부풀었고, 이로 인해 외출이 힘들어지면서 아내에게는 누군가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다행히 처가 식구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왕래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은 아내의 욕구’는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퇴근 후 저의 일과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죠. 저녁식사를 준비할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앉아서 쉴 때도 아내는 끊임없이 저를 향해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저는 내가 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서 이 상황이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더욱 기쁜 마음으로 경청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내의 행복한 감정은 아기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태교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경 읽어주기, 대화하기에 이어 제가 꾸준히 했던 마지막 태교는 아내에게 튼 살 크림을 바르며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사자가 아니라서 알 수 없지만, 아내는 임신 중 신체 곳곳에 생긴 튼 살을 보면 우울하다고 했습니다. 때로는 눈물이 흐를 만큼 마음이 힘들다고 했는데, 그런 감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튼 살 크림을 꾸준히 발라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의 아내는 애정이 담긴 나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위로를 얻었다고 합니다.
임신 초기부터 꾸준히 아내의 배와 다리, 그리고 팔 등에 튼 살 크림을 바르며 마사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내와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때로는 아내가 본인의 튼 살을 보며 우울한 감정을 쏟아낼 때도 있었지만, 어떤 날은 아내의 감정이 해소되고 편안해하는 순간도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은 우리 부부에게 중요한 시간이었고, 특히 아내가 감정을 쏟아내고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태교를 할지 말지는 온전히 그 부부만의 결정입니다. 부부가 태교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이고,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권한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태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죠. 태교는 아내의 평안을 위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남편의 평안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모든 부부들의 평안을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