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이야기를 시작하며...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또 하나의 가족, 반려견 ‘복실이’와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복실이는 요크셔테리어 엄마와 푸들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귀여운 암컷 강아지예요. 나에겐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였는데, 어쩌면 당시의 나에게는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였는지도 모릅니다. 나의 마음을 터놓고, 나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그 아이였죠.
아마 반려동물을 키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신의 옆에도 반려동물이 있다면 그 아이는 당신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일테니까요.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억지로 공감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글을 적은 이유는,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추억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소망 때문입니다.
별로 궁금하지 않겠지만 내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가족은 그리 풍족한 가정은 아니었습니다.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단칸방에서 지냈죠. 부모님께서는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일 때가 많았습니다. 그 시절 부모님들이 그렇듯 나의 부모님 역시 애정을 겉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나 역시 부모님에게 살가운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서로가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오해가 쌓였을 지도 모릅니다.
나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뛰놀며 하루 종일 함께 했죠. 그래서 친구들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어요. 5학년이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은 작은 도시로 집을 옮겼습니다. 어머니가 이모들과 함께 그 지역에 조그마한 가게를 차렸기 때문이죠. 도시로 전학을 간 저는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고,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녀석들의 텃새로 인해, 남은 2년 동안의 초등학교 시절은 꽤나 힘들었습니다.
힘들었던 시간이 반복되던 어느 날, 한 마리의 강아지가 나의 삶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그 작은 생명체의 존재가 매우 어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익숙해졌죠. 그리고 그 때부터 나의 생각과 마음가짐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항상 말없이 지내던 저였지만, 조금씩 속마음을 [복실이]에게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쏟아내며 마음의 그늘이 사라진 덕분인지, 저는 조금씩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죠. 조금씩 예전의 밝은 모습을 되찾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들려드릴 이야기는 [복실이]와 함께 하며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게 된 나의 삶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찾아 낸 공감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복실이]와의 소중한 추억 이야기를 발판 삼아, 각자의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