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에게 보내는 편지]

ep16. 사회초년생의 하루

by 하투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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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에게 사회생활은 여러모로 참 힘든 일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회사에서의 일도 쉬운 것이 하나 없죠. 그래서 몸과 마음이 더욱 빠르게 지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조금이나마 에너지가 채워지는 듯 했습니다. 힘들었던 그 시절, 내 옆에 [복실이]가 계속 함께 있었다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요?

회사에 막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는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듭니다.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된 몸으로 간신히 눈만 붙이고, 아침이 되면 다시 일터로 향합니다. 나 역시 그랬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자주 했습니다. 그 시절 나를 일으켜 주었던 것은 당연하게도 [복실이]의 존재였습니다. 일주일 간의 치열했던 순간을 마치고 본가에 내려가면, 언제나 그랬듯 그 아이가 나를 반겨줍니다. 그래서 현관문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피로와 힘든 마음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행복함으로 가득하게 되죠. 순식간에 회복된 상태에서 부모님의 얼굴을 보게 되니, 부모님은 첫 사회생활을 잘 해내는 장남이 든든하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본가에 있는 동안만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행복한 감정이 내 안에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주말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월요일은 다시 찾아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깜깜한 방 안에서 나를 반겨주는 존재는 아무것도 없죠. 불을 켜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 그냥 불을 꺼둔 채로 침대 위에 쓰러집니다. 다음 날 아침 햇살에 눈을 뜰 때면 뭔가 허무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복실이]를 자취방으로 데리고 올까 싶었지만, 그건 그 아이를 외롭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버티다보면 다시 주말은 찾아오고, 나는 다시 본가에 찾아가 그 아이를 만나서 에너지를 회복했습니다.

문득 평생을 이렇게 버티듯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인생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얼추 비슷했습니다.

“원래 사는 게 다 그런 거야. 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남들이 다 그렇게 사니까 나도 그래야 하고, 버티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앞으로 40년이 넘는 시간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에겐 용기가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무시할 용기, 내가 좋아하는 것에 전부를 걸어볼 용기가 말이죠. 사실 가장 큰 문제는, 그런 용기를 낼 만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나와 평생을 함께 한 부모님도 몰랐고, 나 역시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복실이]라면 답을 알 수도 있을까 싶은 마음에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 보았지만, 아무 말 없이 그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버티다보니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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