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2012년의 어느 날...
2012년의 어느 날, 드디어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마치 중학생이었던 시절 농구선수를 꿈꾸었던 바로 그 때처럼, 새로운 무언가는 나에게 노크하듯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회복지라는, 나에게는 낯설지만은 않은 분야였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낯설지 않은 이유는 이미 대학교 시절 사회복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때는 긍정적인 고민이 아니라 절대로 사회복지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결정이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사회복지사의 월급은 많은 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적다고도 할 수 있죠. 그래서 사회복지사를 직업으로 둔 남자가 가정을 꾸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사회복지사라는 선택지가 그렇게 나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사라진 선택지였던 사회복지에 대해 다시 고민을 하는 동안,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몇 가지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사회복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이 시기에 갑자기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그 전까지는 한 번도 이런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었죠. 두 번째로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로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 시간이나 돈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 분야는 내가 찾고 있는 가치와 신념을 유의미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사회복지를 하는 대신, 돈을 많이 벌어 기부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옳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 사회복지란 단순히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에게 사회복지란 가난한 약자들을 돕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었죠. 오히려 누구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회복지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선진국의 국민들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사회복지의 혜택을, 우리나라에서도 실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나의 가치와 신념이 사회복지 분야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원했고, 내가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나의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될 즈음, 당시 나의 여자 친구도 내 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미래를 약속했기에 그녀의 생각은 무엇보다 중요했고, 내가 가장 걱정했던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 주었죠.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 자금으로 쓸 만큼의 돈은 모아놓았지만, 나는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결혼 후의 일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죠.
“당신이라는 사람을 믿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당신의 뒤에서 늘 도와주시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야.”
여자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안심시켜주었고, 누구보다 나의 진로 변경을 지지해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 때의 여자 친구와 결혼하여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나의 행복을 정신승리로 오해하실 수도 있어서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현재 빚 없이 마련한 아파트에서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쉽기만 한 삶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매 순간 감사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