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은 언제나 나에게 위로였다

by 우디의 편지함

9월 한 달은 몸도 마음도 퍽 지쳐있었다.


너무나 바쁜 일정에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늘 긍정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나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마음이 소란스러웠다.


엉망진창이었던 마음이 달래 질까 싶어 2주 전에 급하게 티켓을 끊고 연휴에 제주로 떠났다. 비행기를 탈 때 까지도 아무런 설렘도 없을 만큼 지쳐있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단순하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치유가 되는지 하루하루 밝아진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제법 행복했다.


그리고 마지막날 밤, 선물처럼 맑은 날씨가 찾아왔다.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다가 가만 앉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올레길을 걸으러 발걸음을 뗐고 한 시간 남짓 걷던 중에 일몰을 맞이했다. 동쪽에서도 이런 모습을 만날 수 있다니, 예상치 못한 행복은 때론 더 크게 다가오곤 한다.


힘들 때일수록 좋아하는 곳에 나를 밀어 넣어야 한다.

일단 그 상황에 처하면 알아서 흘러가기에..

늘 그래 왔듯이 자연스럽게, 내가 사랑하는 모양새로.

작가의 이전글비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