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어 새로운 인생경험 중
* 여초/남초 회사란?
성 비율이 어느 한쪽으로 몰렸을 때 표현하는 신조어입니다.
세무회계 사무실은 여자 직원이 많은 업종이기도 하다. 또한 신기하게도 내가 아는 세무 대리인 직원은 모두 미혼이다.(인스타에서는 같은 공감대로 만나는 인친님들 중 기혼자를 많이 만나서 반가운 요즘임.^^) 남자 직원은 회계사, 세무사 빼고는 아직까지 만난 적은 없다. 아차! 회계 관련 자격증 시험 장소에서는 만난 적이 있으니 아마 다른 세무회계 사무실에는 멋지게 일을 해내는 남직원이 분명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이 사무실에도 남자는 유일하게 회계사님 딱 한 분이다.
지금까지 거쳐온 회사에서는 남자 직원들이 많았고 그 안에서 일하는 게 가끔 힘들 때도 있었다.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이미 20년 전에 시작 한 회사부터 담배를 피우는 상사(그때는 가능했음)의 잔재들 치우기! 험한 말투 이해하기! 점심 식사 전투적으로 먹기! 퇴근 시 눈치 아닌 눈치보기!(이건 신입 때나 신경 쓰인 일) 여자들의 한 달에 한번 대 자연의 날 괜스레 눈치보기!.... 뭐 대략 이 정도랄까!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사람이란 어느 장소 어느 때에 있든 그 안에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는 걸 살면 살수록 느끼는 요즘이다. 그렇게 IT/제조/인력관리용역 업체 등을 거쳐 지금의 세무회계 사무실에 입사하기까지 업무적으로도 벅찼던 순간들만 지운다면 정신적으로 더 힘든 건 바로 미혼들 사이에서 기혼자로 버텨야 하는 바로 지금 이 시간들이다. 여자들(여초)만 있다 보니 은근 신경전이... 보통이 아니다.
지금 일하는 사무실은 미혼녀 2명에 기혼자는 나 혼자다. 그러다 보니 남자 직원들과 일할 때는 전혀 트러블이 없던 것에 상대는 예민해지고 사소한 것들로 오해를 하고 집착하고 시기, 질투를 하는 경우를 종종 느끼게 되었다. 어떨 땐 오히려 남자들과 일할 때가 정신적으로는 더 편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만나게 된다.
세무회계 사무실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초등학교 6 딸아이의 졸업식이었다. 연차가 없었기에 입사 전 미리 이날만큼은 출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무장은 나이가 50대 미혼이다. 요즘에도 애들 졸업식에 가냐고 묻는다. 그저 아이가 없으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며 좋은 마음으로 말했다.
"외동이고 첫 졸업식이라 가야 해요..."
"그래요~ 다녀와요! 어쩔 수 없죠.... 회사가 바쁜 시기지만..."
그리고 그걸 듣던 민정이(동료)도 거들었다.
"요즘 애들이 부모가 학교 오는 거 싫어하지 않냐??"
"졸업식인데 가야지... 외할머니도 가시는데...."
"네가 좀 유별난 거 아니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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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할 말 없음...)
사무장은 흔쾌히는 아니었지만 허락해 줬고 나는 졸업식날 출근하지 않았다. 참고로 초등학교 졸업식은 학부모와 친척들이 대강당에 꽉 차게 모였다. 졸업식이 끝나고 기념 촬영도 하고 가족끼리 맛있는 음식점에서 외식으로 마무리하는 풍경이었다. 시대가 변해도 자식 행사는 여전히 인생의 중요한 하루라는 걸 다시 느꼈다. 무리해서라도 아이 졸업식을 함께 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문제는 다음날 생겼다. 아무것도 모르던 난 다음날 평소와 똑같이 출근했다. 동료 1을 만났다. 여기서 말하는 동료 1을 지금부터 민정이라 하겠다. 민정이는 나와 동갑이었고 6개월 먼저 입사한 회계 쪽 업무는 쌩 초보 신입이었다. 오히려 회계 업무는 내가 경력자였다. 그럼에도 세무회계 사무실 출근 6개월 선배라고 나는 인정했다. 그리고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그 첫인상이 끝까지 좋은 마무리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앞으로 민정이라는 이름은 자주 나올 예정이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출근을 하고 민정이를 만났다. 전날 내가 카톡도 보냈다.
[민정아, 바쁜 시기에 졸업식 때문에 혼자 일하게 해서 미안해. 내일 커피 사줄게. 수고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졸업식 핑계로 출근하지 않으니 괜스레 민정이의 눈치가 보여서 보낸 카톡이었다. 답은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만났는데... 첫마디가 이랬다.
"나 어제 출근 안 했는데...!!!!"(뭐???? 엥??? why?)
"........ 어? 출근 안 했다고??? "
"어! 출근하려고 다 씻었는데... 그냥 몸이 안 좋아서 출근 직전에 문자로 안 한다고 했어!"
"......... 사무장님은 뭐래?"
"담엔 미리 이야기 하라더라!"
.
.
.
"아... 그래... "
아니, 아팠다는데 뭐라고 말할까. 근데 왜 전혀 안 아파 보이지. 이건 내 느낌이었을까?! 연차가 없는 회사였고 민정이는 몸이 다쳐서 출근하기 힘든 날에도 빠짐없이 출근했던 여직원이었다. 내가 입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출근은 누구보다 일찍 하고 퇴근은 최대한 늦게 가던 열정적인 직원이었다. 진짜 아팠다면 내가 죽일 뇬이 되겠지만 왜 하필 타이밍 내가 출근하지 않은 그날이었을까. 아파서 출근하지 못했다는 민정이는 오히려 너무 멀쩡해서 사무장과 나는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날 사무실 분위기는 당연히 찬물 끼었은 하루가 되어버렸다. 난 민정이를 이해해 보려 노력했다. '그날따라 힘들었겠지... 아팠겠지...' 그런데 그날 이후부터 나를 대하는 민정이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사무장은 나의 편의를 봐준 게 아닌데 민정이에게는 질투심을 유발하게 된 시작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민정이와 나의 신경전은 그날을 기점으로 출근 한 달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장장 1년이었다...
<마인드 셋>
연차 없는 회사에서 하루 쉬고 싶을 때 어찌 말해야 하지??
: 셔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면 고민과 걱정은 하지 말고 명확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게 서로를 위해 좋아! 셔도 찝찝하고 안셔도 걱정이라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거야!(나의 하루도 너무 소중하니까!)
저 사람이 나한테 왜 저러는 거야?! 나 뭐 잘못한 거냐고!!
: 내 잘 못이 아니어도 상대의 문제로 나를 힘들게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해져!(겁먹지 마! 넌 잘 못 없어!)
왜 내 말을 무시하는 거 같지??
:내 말을 무시하는 게 아니고 안 들리는 거야! 그냥 잊어! 생각하지 마!! 너에게 집중해!(바꿀 수 없는 상대 눈치 보지 않기!)
P.S
이번 여초 회사 편은 3편으로 나눠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 ^^ 그리고 진짜 바쁜 시기에 봉착한 저는 연재일인 오늘도 회사에서 짬 내서 글을 쓰고 있는데요.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마음. 꾸준한 습관을 만드는 게 참 어려운 일이네요. 그래도 오늘 연재 성공했습니다. 글의 완벽보다 먼저 습관을 만드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부족한 글이지만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6년 멋진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