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당한 나의 모든 것
우여곡절 끝에 발급받은 긴급여권으로 귀국길에 오른 K여사는 베니스공항 여권심사대를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관계자가 그녀를 사무실로 데려가 다시 조사한다.
"어디서 여권을 분실했나요?"
"볼차노에서요"
그녀는 살짝 긴장했지만 별다른 제지 없이 통과해서 우리 일행과 합류해서 귀국 편에 올랐다.
그러나 그녀처럼 달랑 여권 하나만 잃어버린 경우는 일반적으로 본인의 실수인 경우이고 영사관에서 만난 몇 명의 경우는 정말 심각했다.
그중 젊은 대학생은 기차여행 도중 트렁크를 통째로 분실했다는데 그 안에 여권이 들어 있었다 한다. 다행히 동반한 친구가 있어 영사관에 같이 와 여권 재발급을 하고 갔다.
내 옆자리는 머리스타일에 엄청 신경 쓴 듯한 젊은 남자와 표정이 굳은 여성이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신혼여행 중 여권과 현금 그리고 신용카드가 든 숄더백을 날치기당해 완전 멘붕인 상황이었다.
' 어쩌나... 서로 니탓 내 탓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큰일이다. 서로 달래줘야 하는데... 젊을 때 그게 잘 되려나...'
내가 더 걱정이 태산이다.
영사관 직원의 말에 따르면 본인을 증명할 모든 걸 밀라노에서 날치기당해 현금 한 푼 없어 걸어서 영사관으로 오는 나 홀로 여행객도 있다 한다. K여사처럼 본인 실수로 여권만 분실한 경우는 아주 운이 좋은 경우라는 말에 K여사는 그제야 조금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이게 된다
위의 신혼부부처럼 심각하게 황당한 경우를 접할 때 누구나 다 당황하고 빠른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을 때 다듬어지지 않은 성정이 튀어나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에게 실망할 수도 있다. 우리들은 늘 갑자기 닥친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지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나는 이 신혼부부의 사례를 아들에게 말해주고 의견을 들어 볼 작정이다.
" 너는 이럴 때 어떻게 수습하고 배우자를 안심시킬래?"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혹 어떤 상황올 접하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말고 빨리 대응할 수 있은 인식체계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간접경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확실히 체력적으로 강하고 또한 한 가정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존재 아닌가?
푸하하하 ~~~
남성은 남성답고 여성은 여성다운, 나름의 특징을 제대로 보완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25년 6월 21일
환승공항 두바이 현지시각 01:35분
빅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