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빅토리아 Feb 04. 2024

프랑스의 Airbnb 호스트에 대해

그들도 이방인

  프랑스 렌터카 25일 여행에서 숙박은 airbnb를 통해 10번의 개인집을 23일간 사용하고 호텔에서 2번 2일간 지냈다. 개인집을 렌트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주인을 만나서 안내를 받기도 하고 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가격 면에서 저렴한 주택을 빌렸기 때문인지 몰라도 집주인은 주로 이민자인 즉 모로코나 알제리 쪽의 주민 집에 묵게 되었다. 이민자라고 확신한 이유는 외모상으로도 구별이 가능했으며 그들이 직접 숙박객을 안내하고 기구 사용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기꺼이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도 있었다. 


  내가 만난 airbnb호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적는다.

첫 숙박지인 니스에서는 주인이 누군지 bnb 소개로 나와있는 걸 보면 젊은 여자인 걸로 보인다.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플랫폼에 올려져 있는 호스트는 가상의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 실제 임대 집을 관리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치와 가성비를 따져 예약한 곳이라 두 가지 점에서는 만족했다. 

그러나 화장실 휴지가 하루 만에 없어져(대체로 프랑스의 화장실로 두루마기 휴지는 우리나라의 화장지 두께나 길이보다 훨씬 짧다)  우리가 사서 사용해야 했지만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저렴한 집이었으니까. 후기를 보니 우리한테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그 후의 행태를 보면 별로 좋은 호스트는 아니었다. 

우리가 니스를 떠나고 난 뒤 메시지가 왔다. 타월을 우리가 가져갔다고 항의 메시지가 온 것이다. 큰 타월 2개, 작은 타월 2개만 있다고 친구가 처음부터 불평을 했기 때문에 타월의 개수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호스트는 각각 3개씩을 두었다고 주장했으며 airbnb에 항의도 했다. 그 오래된 타월을 우리가 왜 가져가겠는가. 아니라고 메시지를 보냈는 데로 자기의 주장을 굳히지 않았다.  왜 그렇게 몰아가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정말로.  우리 일행은 꽤나 화가 많이 났지만 내가 그쪽에 항의 메시지를 보내는 걸로 결말지었다. 

사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오래전부터 이용해 온 airbnb에 대한 실망감이 많이 든 숙박이었다.


 엑상 프로방스에 1박은 무난한 주인이었다. 집이 엘리베이터 없는 4층이라 무거운 가방을 옮겨주기도 했는데 이 집의 호스트는 좀 젊은 40대로 보이는 이민자로 보였다. 어떻게 이 빌라로 임대하는지는 몰라도 열심히 우리를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었고 까다롭게 굴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프랑스는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평이 있는 나라이며 파리 같은 대도시는 더더욱 차별이 심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민자로 보이는 사람은 우리 동양인한테도 까칠하지 않은 눈빛으로 대하는 것 같다. < 초록은 동색이다>는 속답도 있듯이

다른 나라의 인종차별을 뭐라고 할 수 없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은 차별을 당하는 외국인이 많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차별이 없었던 적이 있었을까? 신분제도는 선사시대부터 존재했을 것이다.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그 밖에도 나와는 다른 뭔가에 대한 어색함 때문에 혹은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인간의 무의식적 심리 때문에 차별은 자연발생적이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기억 남는 호스트는 쌩떼밀리옹의 모로코 이민자인 호스트다. 구글맵으로 저장한 곳이 우리 숙박지라 아니라서 다시 그 숙박지로 찾아가는 도중에 차를 타고 우리를 기다려 본인의 집으로 안내하던 아저씨.

구글맵은 이번 여행에서 정확하지 않는 곳으로 우리를 종종 안내했다.  다행히 많이 헤매지는 않았지만 정확하지 않은 곳으로 우리를 보내주긴 한다. 쌩떼밀리옹의 숙소는 포도밭 안에 있는 농가로 우리 말고도 2팀이 더 숙박하던 곳인데 이 호스트는 꽤나 유쾌한 아저씨였다. 자신은 모로코 이민자이며 겨울이면 모로코에 가서 3개월 있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다고 했다. 농가 뒤편에 있는 집이 자신의 집이며 프랑스에 사는 것이 꽤나 그를 만족시키는 듯했으며 짧은 시간에도 우리들을 환대했으며 자신의 임대주택과 손님들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몽상 미셀의 숙소는 bnb의 전형인 듯한 숙소였다. 프랑스 현지인으로 보이며 까다로운 규칙을 그대로 고수하는 중년 부인이었다.  우리가 늦게 도착하여 부엌을 쓸 수 있는지 물었으나 불가하다고 했다.( 여기엔 나의 부주의한 예약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분명 부엌 가능한 집을 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부엌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경우 나를 탓할 수밖에 없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내일 아침만 준다고 하며 모두 거절했다.  그래서 나는 방에 들어와 살짝 밥을 해서 먹었다.  부엌은 쓰지 않고도 밥은 할 수 있으니 망정이지 아님 우리는 그날 밤 굶을 뻔했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은 정성 들여 차린 조식이라 정말 그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원칙은 고수하면서 자신의 도리는 다하는 프랑스 여주인. 그날 숙박객은 우리 포함 5팀은 되는 것 같았다. 호텔처럼 제대로 운영하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인정은 없어 보였지만 so  what? 한 번 무너지면 유지되기 힘든 일이 어디 한 두 가진가? 이전 이민자들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그 친절함과 비교되어 정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프랑스의 원칙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에트르다의 숙소에서 이틀을 묵었다. 이 집도 여러 플랫폼에서 임대주택으로 등록되어 있는 집인 듯했다. 다행히 주인이 가까이 거주하고 있어 나의 메시지에 바로바로 대처해 주었다. 역시 시골사람은 순박한 느낌이 전해진다. 화장실 문이 안으로 잠겨버려 영자가 30분 갇혀있다가 창문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 사실을 바로 메시지로 보냈더니 다음날 와서 확인시켜 줬다.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로 고치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올 게스트를 위해 수리를 하라고 했다.


아! 그리고 이번 여행의 최고의 호스트는 투르의 할머니 마리 엘렌느였다. 집도 찾기 편했지만 문을 직접 열어주었고 웰컴 빵과 음료수도 준비해 놓으셨다. 부엌도 깨끗했고 어느 거 하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정말 집을 나올 때 깨끗하게 원상태 하고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그렇게 하고 나오는 게스트였지만, 이 집이 그녀의 집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은 든다. 왜냐하면 airbnb를 사용할 만큼의 연령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앞에 그녀의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암튼 그녀가 고용된 사람이라 해도 너무너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부엌 비품도 넉넉했다. 참! 스테이크 굽다가 연기가 많이 나 비상벨이 크게 울렸는데 그녀가 바로 와서 꺼주기까지 했다. 안 그랬으면 얼마나 오랫동안 울렸을지.........이런 집이 최고의 숙소다.


이민자, 고령자, 중류 이하 계층의 사람들이 그나마 여행객에게 우호적이라는 걸, 이번 여행에서 단순하게 말 그대로 단순하게 알게 된 사실이다. 일반화는 할 수 없는.


매거진의 이전글 두바이에서 환승하다 생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