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 게스트 하우스의 장점은 코토르 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깝다는 것이다. 300m 정도. 혼자 하는 여행이라 짐 끌고 다니기 힘들고 아님 택시로 이동하는 건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짠순이가 된다.
아무리 맘에 든 숙소라 해도 막상 가보면 사진에서 본 상황보다 좋은 경우는 별로 없는 듯하다.
비키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풍만한 50대 후반의 여성처럼 보인다. 방은 2개 공용욕실. 공용주방 그리고 독채 같은 방이 따로 하나. 하루에 3팀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내가 머문 3일 동안 계속 게스트가 바뀌고 하루도 비어있는 방이 없었다. 하루 수입은 최소 130유로. 그것도 현금으로 체크인 시 받는다. 이곳은 유명 관광지다. 오기 전 한 조사보다 훨씬 더 알려진 멋진 마을이다.
비키는 게스트하우스에 같이 거주해서 그런지 내가 보내는 메시지에 바로 대답, 출동해서 편리했다. 이틀째 되는 밤에 코토르에서 흔치 않은 폭우가 쏟아졌고 당일투어에서 돌아와 저녁준비하러 부엌에 갔더니 천정에서 물이 계속 떨어지고 바닥이 흥건했다. 싼 게 비지떡이다? ㅎㅎ 나는 내가 한 선택에 후회막심하는 유형은 아닌지라 바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1분도 안돼 비키 출동.
미안하다며 정리하고 나간다. 속전속결이다.
비키와 함께
3일째 아침. 전기포터가 불량이라고 했더니 또바로 새 포터를 가지고 교체한다. 역시 속전속결.
하긴 돈 벌려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지. 속으론 정말 영업력이 있는 운영자라 생각했다.
집 자체를 보면 케스트하우스라고 하기엔 허름한 시골집 수준인데 그녀는 이 집으로 수입을 창출하고 관리한다. 고객만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비키를 관찰했다. 싱글이며 87세의 어머닐부양하며 산다고 하며 기꺼이 사진촬영에 응해준다. 좀 더 깊은 인생사를 듣고 싶었으나 그녀의 행동에서 만만치 않은 고난이 느껴진 건 나이 든 여자로서 뭔가가 읽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은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중요하다. 비키 같은 안목으로 통영 같은 곳, 외국인이 즐겨 찾는 곳, 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가까운 곳. 허름하지만 손때가 묻혀 정감 있게 만들어 작은 숙박 사업으로 시작해서 내 손으로 청소, 세탁, 수리 등 일체를 해 나이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 푸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