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싸우지 않으면

by 영진

<범도>의 첫 장면이 안중근 의사하고 홍범도 장군이 만나는 장면이거든요. 이렇게 시작하신 이유가 있으세요?


안중근 참모중장하고 홍범도 장군이 우리 항일 무장투쟁사의 양대 축이잖아요. 두 축이기 때문에 그 두 분의 삶을 한번 비교해 보면 40년 항일 무장 투쟁사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 두 분이 각기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되는지 또 그게 우리 항일 무장 투쟁사가 서로 다른 길로 뻗어나가는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제가 이 소설 가장 앞에 두 분이 만나는 장면을 전진 배치 시켰습니다.



그 두 분이 역사적으로 만나는 그 현장은 교수님의 상상입니까?


아닙니다. 정확히 디테일은 안 나와 있지만 그 당시에 활동을 같이했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기에 활동했으니까 당연히 만났겠죠.



두 분이 나이는 비슷하죠?


비슷하죠. 안중근 참모중장은 해주에서 양반 집안 출신이고 홍범도 장군은 머슴 출신이죠. 그때 당시의 신분으로는 굉장히 큰 차이가 나죠. 그 두 분이 만나고 얼마 안 있어서 하얼빈으로 떠날 때 홍범도 장군이 만류를 하죠. 적 수괴 한 명을 잡는다고 일본이 물러가겠냐. 그러니까 부대를 키워서 크게 한번 같이 싸우자. 전쟁을 하자는 거죠. 홍범도 장군이 권유 하지만 안중근 참모중장은 뜻을 꺾지 않고 하얼빈으로 적을 격살하러 떠나죠.



그 첫 장면을 한번 읽어볼까 해요.


제가 적의 수괴 한 둘을 잡는다고 해서 장군님께서 일본군 수백 수천 군을 잡는다고 해서 물러날 일본이 아니겠지요. 그걸 몰라서 우리가 지금까지 싸운 건 아니지 않습니까? 싸우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가 아니라 아무도 싸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아니까 싸우는 것이지요.


이런 걸 굳이 노선이라는 용어를 써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데 있어서 각기 다른 방법론을 두 분이 갖고 계신 거군요.



네 그 차이가 있죠. 그래서 그 두 가지 길을 다르게 갔던 분들이었고 두 사람의 차이들이 굉장히 재미있거든요. 안중근 참모중장은 단총 사격의 최고 실력자였잖아요. 이토 히로부미를 잡을 때 6발을 쏴서 6발을 다 명중시키잖아요. 브라우닝 권총을 가지고요. 7발 중에 6발을 쓰고 한 발을 남기죠. 홍범도 장군은 장총이잖아요. 한 발에 죽이지 못하면 자기가 죽어야 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장총의 명사수였죠.


그렇게 보면 한 분은 단총의 권총의 명사수 한 명은 장총의 명사수였죠. 홍범도 장군의 부대가 다 포수들로 구성된 부대잖아요. 이 부대의 전투력이 굉장히 뛰어났죠. 양반들 독립군 부대들은 다 머슴도 데리고 다니면서 싸웠지만 전투력이 별로일 수밖에 없잖아요. 총 한 번 쏴보지 못했던 농민들의 의병 부대였죠. 안중근 참모중장은 상당히 특이한 양반이었죠. 양반인데 사냥술이 뛰어났고 또 총도 잘 쐈고 더군다나 굉장히 대범했던 거죠. 강철 심장을 가지고 있었죠.



2025. 8. 26.




이 글은 아래 영상의 일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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