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홍범도 두 분 다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우리에게 이 좋은 날을 남겨주기 위해서 무한히 헌신했던 사람, 그러니까 헌신은 무한했지만 바란 대가는 일도 없었던 사람 그게 바로 두 분의 삶이었다.
그게 공통점이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그분들은 자기를 위해서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이 좋은 나라 물려주지 않았습니까. 그분들이 모두 다 자기 개인 한 명의 영달과 성공을 위해서 살았으면 우리나라는 독립했겠습니까.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안중근 참모 중장은 교수형 당하면서 어떻게 돌아가셨을까 무슨 꿈을 꾸면서 죽어갔을까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 들고 목숨 바쳐 싸우지 않아도 전 재산 바쳐서 온 가족 희생해서 싸우지 않아도 투표만 잘해도 자기가 원하는 나라 선택할 수 있는 이 좋은 나라를 대체 누가 물려주었나 그분들이 물려주었잖아. 그런 나라에 그분들이 물려준 나라에 살고있는 우리는 최소한 그분들을 역사의 패자가 되지 않게 역사의 승자로 만들어줄 의무가 있죠.
우리 국민들은 그걸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홍범도 장군이나 안중근 참모 중장은 이름을 남겼죠. 모욕을 당해도 이름을 남겼죠. 근데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사람들 우리는 그냥 무명의 독립군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름 못 남긴 분들도 너무너무 많지만 이름 남긴 분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분들 이름을 우리 역사는 다 찾아내서 그분들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기억의 보살핌도 없이 그렇게 사라지게 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소설책을 펴내면서 사실 이 책보다 훨씬 두꺼웠거든요. 5,300매 써줬는데 출판사에서 발췌를 많이 하셨네. 요새는 아무리 재미있어도 두 권 넘어가면 안 읽는다. 그러셨어요.
어떻게든 두 권 만들어보자 그래서 이렇게 줄였는데 한 권이 두 권 양이에요. 줄여줬더니 또 출판사에서 사람 이름은 왜 이렇게 많냐 이름 좀 줄이자 그 좋은 대명사 '그'가 있는데 왜 그걸 안 쓰고 한 번뿐이 안 나오는 사람을 이름을 자꾸 쓰냐 그래서 제가 몇 개는 줄여줬는데 많이 줄이지 못했어요. 대부분 실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 역사책 어느 페이지에서도 이름 한 번 불러주지 않는 그 사람들 제 소설책이 역사책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 이름 한번 소설책 속에서라도 불러주고 싶었고, 또 소설책 속에서라도 그 이름 한번 새겨 놓아두고 싶어서 제가 이 소설책에서 이름 많이 줄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우리가 이분들이 물려준, 자신들의 모든 것을 바치고 아무 대가 없이 우리에게 이 나라를 물려준 그분들의 이름이라도 찾아서 기억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중에 한 분의 이름을 책 제목으로 하셨군요. 범도.
그렇죠 이거 홍범도 장군의 범도이기도 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걸어온 비범한 길이죠.
2025. 8. 30.
이 글은 아래 영상의 일부 내용입니다.
독립운동 vs 독립전쟁 | 방현석 중앙대 교수, '범도' 저자 [더 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