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내부에서 비롯되는 도전이 있다. 사실 이게 가장 중대하고 엄중한 도전이다. 바로 국론의 분열 양상이다. 민주주의 정당정치에서 반대와 비판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분열과 적대의 정치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시민사회의 분열상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특히나 내란 극복이라는 타이밍과 맞물려 대통령과 정부를 흔들려는 시도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익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는 와중에 오직 파당적 이익을 위해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우리 외교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외부의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이다.
지난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의 SNS에 "숙청"과 "혁명" 메시지로 우리 국민 모두 가슴이 철렁한 일이 있었다. 일부 극우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한 결과라고 알려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잘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라고 하면서 무사히 일단락되었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동북아에 북중러 결속이 강화되는 정세를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일거에 타개할 수는 없다. 북한이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주변 강대국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도 우리가 손쓸 수 없는 일에 속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가'를 기치로 패권적 행태를 보이는 것도 우리가 적응하고 대응해나가야 하는 일이다. 우리로서는 차분히 대응책을 세워나가면서 슬기와 역량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내부다. 동북아에 일고 있는 드센 파도와 트럼프라는 큰 산을 괄목상대하기 위해서는 단합까지는 못 가더라도 악의적 정보 유통이나 가짜뉴스의 유포, 마구잡이식 지도자 흔들기 따위로 국론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2025.9.10. 기사, <삼중고 직면한 이재명 정부 외교 안보…트럼프보다 더 어려운 문제는> 중에서
2025.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