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위대한 작품이나 철학이나 예술이 그렇듯, 시간과 노력과 고통이 많이 스민 것일수록 그 결과물은 더 황홀하고, 고유하며, 독보적인 아름다움이 깃들게 된다. 쉽게 얻지 못하는 것일수록 그것을 추구하는 욕망과 그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가치가 더욱 솟구치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꾸준히 물대포를 맞고, 근육을 쥐어 짜내고, 이를 악물며 고통을 견디지만, 애써 평화로운 표정을 지으며 발레를 한다. 레베랑스(Reverence), 고통을 승화한 아름다움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발레의 미학)
고통이란 마냥 회피해야 할 무서운 대상이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가장 날것의 형태다. 고통을 겪으며 한차원 더 단단해진 정신으로 자신과 세계를 이성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고, 나아가 니체식 창조의 원동력으로 삼아 초인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면 된다. 그러므로,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떨거나 숨지 말 것.(반려고통)
나는 그 단편소설에 아래와 같은 덧글을 남겼다. "나는 내 손보다 따뜻한 온도를 가진 기계의 손을 내 손에서 떼어내고, 플러그에서 코드를 뽑았다. 잠시 시간을 두고 다시 꽂은 다음, Reboot 버튼을 눌렀다. 입력된 기능만 해줘."(소설 속 주인공)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매일 죽고 매일 환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예수처럼 거창하게 인류의 원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못 박혔다가 환생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하루의 피로가 스민 몸을 눕히고 아침 알람소리에 눈을 뜨면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매일 죽음을 연습하고 있으므로 언젠가 마주할 죽음에 대한 공포도 크게 느낄 필요가 없다. 위경련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수면으로 도피했다가 토요일 하루를 홀랑 날려먹고 죽었다 깨어난 나는 생각한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별 대단한 게 아니구나. 그렇게 매일 갓 태어난 아기처럼 또 하루를 살아보는 것이다.(작은 죽음)
우리는 뜨거운 불에 대한 이미지라 하면 타오르는 붉은색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붉은색 별이 가장 낮은 온도고, 주황색-노란색-흰색-파란색 별 순으로 뜨겁다. 오렌지색 별은 표면온도가 6천 도인데, 파란색 별은 표면온도가 1만 도가 넘는다고. 내 사주에는 화가 네 개나 있어서 불이 몹시 과도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내가 차가운 사람이라고 한다. 손발도 몹시 차갑고. 남들에게 쌀쌀맞고 냉하게 굴 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사실 파랗게 타오르고 있는 불이다.(파랗게 타오르는 불)
유능한 인재들을 찾아 감투를 씌우고,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인재로부터 가차 없이 감투를 회수하고, 강퇴로 협박하며, 성취를 해낸 인재에게는 인정과 감사를 아낌없이 표현하는 방식으로. 군주론까지 끌어와 말할 것까진 아니지만, 히키코모리 아웃사이더 소시오패스로 살던 내가, 쭈구리 리더로서 그럭저럭 벌여놓은 일을 잘 진행해 나가고 있는 듯하다. 조만간 취글 프로젝트가 개시될 예정이다. 개회사는 이렇다. 가장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제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신 대작가님들께 그 다음으로 감사합니다.(쭈구리 리더)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낸다. 사람들은 회사를 그냥 돈 버는 곳으로 생각하고 의미를 두지 말라고 하거나, 가능하기만 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회사도 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 따라, 그리고 어떤 관계를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내가 속한 곳은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기왕 다니는 회사를 나는 즐겁게 다닌다. 그렇게 사랑하는 회사가 곧 망해서 몹시 속상하지만, 그래도 망하기 전까지는, 내가 속해있는 자리에서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내일도 모레도 내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낼 것이다. 우리 최고의 부장님과 함께.(상사복)
진심을 주고 최선을 다한 사람은 관계가 종료된 후 후회가 적다. 주는 게 익숙한 사람은 누구에게든 줄 수 있다. 하지만 받는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속 받아오다 어느 날 공급이 끊기면 그 충격과 상실감, 죄책감, 후회가 굉장히 오랫동안 남는다. 그리고 테이커가 무작정 받고 관계를 통제하고 조종하는 것이 단순히 그 위치가 편하거나 좋아서가 아니다. 선뜻 털어놓지 못했던 사실은 본인의 진짜 마음을 오롯이 꺼내보여 주는 게 무섭고 불안해서 그렇다. 이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까봐.(기버(Giver)와 테이커(Taker)
2025. 12. 16.
문장 출처 - Ubermensch의 브런치스토리 괄호 안은 글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