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자체로 강제성이 있다

by 영진

그것은 개념들을 불변적인 것으로 고수하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변경함으로써 -달리 말해 그것들의 존재가 생성이며, 진리 자체가 본래 역동적임으로써- 일종의 진리 개념의 해체와 같아지고, 특정한 것 또는 규정된 것을 우리에게서 슬그머니 앗아가는 일종의 보편적 상대주의와 같아진다는 생각입니다.(변증법 입문 45)


보편적 상대주의가 변증법 아니냐. 고정된 개념을 다 무시하고 무엇을 알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뺏어버리고 부정해 버리고 끊임없이 생성을 얘기하고 이것은 보편적 상대주의 아니냐. 이렇게 의심을 한다는 것이다. 상대주의를 넘어서는 첫째 척도로 헤겔이 들고 나온 것이 ‘진리는 전체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아도르노는 진리가 꼭 전체일 수는 없다. 그건 관념론적인 것이다. 유물론 입장에서는 열려 있다.


그럴 때 그래도 사태 자체를 놓고 진지하게 면밀하게 집요하게 들여다보면 그 자체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 한계도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나아가야 하는 필연성이 나타난 것이다. 사태 자체로 강제성이 있다. 인식에서 구속성을 갖는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한 것이다.


그러니까 아도르노는 그걸 넓혀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개별 인식 또는 사태 자체를 들여다봤을 때 그때그때 나타나는 인식이 벽에 부딪힌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그걸 돌파해서 다음 단계로 가야 하는 건 필연이라고 봤다. 끊임없이 넓혀 나가는데 전체까지 가야만 진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영진, '매개와 상대주의', <도시의 무지개> 224, 226쪽.




도시의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