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콜롬비아에, 보고타에 온 지 이제 일주일. 아직 적응 중이다. 2,600m라는 고도. 14시간의 시차, 조금 부담스러운 음식들, 많이 서투른 언어, 어쨌든 남미의 시작은 계획했던 대로다. 한 달간 머물 방을 구했고 스페인어 선생님도 구했다. 아니 예상보다 순조롭다. 이제 일주일이지만 콜롬비아의 느낌은 생각 이상으로 좋다.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음식들이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 덕분에 이제 오히려 좋아지기 시작. 해가 떴다. 구름이 몰려 오더니 이내 비가 오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쨍! 변덕스러운 하루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 높은 지대가 내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아직. 이제는 스페인어!
보고타에 대한 좋은 기억은 칸델라리아 La Candelraria 라는 공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 곳에서 만난 사이타 호스텔의 주인장 존이나 그의 가족들, 한국인 여행자들, 앙헬라 스페인어 선생님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콜롬비아의 문화, 역사, 정치의 중심지이면서 보고타의 주요 관광지답게 볼리바르 광장, 황금 박물관, 마르케스 문화센터, 보테로 미술관, 몬세라떼 언덕이 있고 근교에 소금 성당이 있다. 그 때문인지 시장, 음식점, 카페, 호스텔, 어학원, 중고대학교까지 한데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나에게는 좋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공간이었다. 이후에 보름 정도 머물렀던 멕시코 시티의 프리다 칼로가 살았던 파란집Casa Azul이 있는 코요아칸 지구, 열흘을 머물렀던 쿠바의 수도 아바나도 그와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었던 듯싶다.
보고타나 아바나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다시 가고 싶은 곳이지만 아쉬움은 크지 않다. 코요아칸은 아쉬움이 남은 곳이라고 해야겠다. 멕시코 시티는 다른 공간보다 보름을 묵었던 펜션 아미고가 궁금하다. 아직 있는지 알 수 없으나 그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여행자들 때문이겠다.
2024.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