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독자가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작가는 독자죠”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는 독자의 물음에 대한 한강 작가의 답변이었다.
작가도 선배 작가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면서 전했던 말이다.
글을 잘 쓰려면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읽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글을 써야 하겠기에 말이다.
해서, 글을 잘 쓰려면 막 써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 게다.
읽고 쓰기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해 해야 할 기본적인 과정이겠다.
잘 쓴 글이 어떤 것이든 그 과정 없이는 글을 잘 쓰기는 어렵다는 것이겠다.
나에게 글짓기는 삶 짓기와 같은 것이어서 잘 쓰든 어떻든 글짓기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책 짓기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작업이지만 나는 책 짓기도 글을 짓는 한 과정이라고 여긴다. 해서,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업이고 지인들의 책 짓기에 관여하기도 했다.
한데, 나의 글만 담긴 책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먼 훗날의 일로 생각했다. 그러다. 2022년 말에 인류사적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를 위해 그간 썼던 글들을 돌아보며 책을 짓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하여, 2023년 7월부터 시작된 책 짓기를 이제서야 마무리 짓게 된 것이다. 밀린 숙제를 다 한 것 같은 후련한 마음이다.
애초에 전자도서는 생각했던 것이지만 pod 방식(주문 제작 방식)은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다. 필요에 의해서 선택한 것이지만 전자도서도 pod 방식 종이도서도 필요한 만큼 만드는 것이어서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줄일 수 있겠다 싶다.
지난 10년의 시간이, 생각이, 삶이 담긴 책을 세 권으로 묶어 내었다. 세 권이지만 한 권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글 짓는 데 더 시간을 들이면서도 책 짓는 즐거움도 함께할 수 있는 방식의 글 짓기와 책 짓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고요히 한 걸음>, <웃으며 한 걸음>, <춤추며 한 걸음>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고요히, 웃으며, 춤추며 한 걸음 내 딛는다. 한 걸음 나아간다. 사람, 자연, 책, 여행, 문학, 예술과의 만남 속에서 글과 함께 삶을 지어간다.
2024.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