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기존의 것과 다르기를 갈망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현실과 불화하며 현실에 저항한다고 할 수 있겠다. 아니, 예술은 기존 현실과 불화하며 저항하며 탄생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예술은, 예술가는 자신의 진리 내용을 작품 속에 형상화하기도 하고 실제 삶 속에서 현실의 불합리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렇게 예술은, 예술가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가수 이승환을 처음 만난 건 ’너를 향한 마음‘을 통해서다.
’너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어‘로 시작하는 노래.
한번쯤 우연히 만날 것도 같은데
닮은 사람 하나 보지 못했어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일까
저 골목을 돌면 만나지려나
(이승환, ’너를 향한 마음‘ 중에서)
언젠가 그리운 이가 생각날 때면 혼잣말처럼 흥얼거리곤 하던 노랫말.
이후에 한 친구가 헤어진 연인이 생각날 때면 부르곤 하던 노래.
’힘들게 보낸 나의 하루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던 사람‘으로 시작하는 노래.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너를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언제 오더라도 너만을 기다리고 싶어
다시 처음으로 모든걸 되돌리고 싶어
(이승환,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중에서)
그 이후로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볼 때마다, 해가 가고 달이 가도, 그의 열정적인 무대와 현실의 부당함에 대한 거침없는 목소리는 오래전 그대로가 아닌가.
그의 별명처럼, 그가 즐겨 사용하던 표현처럼 그는 ’어린 왕자‘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한다.
2024.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