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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by 영진


심야에 찾은 우리를 해운대 바닷가로 데려다 주던 곳

새벽에 찾은 우리를 강릉 바닷가로 데려다 주던 곳

서울로 대전으로 인천 공항으로 나를 데려다 주던 곳


동대구역은 기차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한 장소다.

하지만, 나에게 동대구역은 단순히 교통의 장소가 아니다.


동대구역에는 광장이 있고 그곳에서 10년 가까이

기타 하나 매고 하모니카 입에 물고 모금함을 앞에 두고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노래하던 한 친구가 생각나는 장소다.


하지만, 이제 그 광장은 거대 자본의 쇼핑몰이 차지했고

친일독재反인권의 상징인 자의 동상이 서 있는 곳이 되었다.


그 때문인지 그곳에서 목 놓아 노래하던 그 친구가

그 친구와 함께하던 친구들이 더욱 생각나는 요즘이기도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독재자가 서 있는 그 광장을 통하지 않고도

기차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2025.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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