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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작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by 영진

광장 덕분에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가수들을 만난다.

'강산에'도 그중 한 사람이다.


광장의 무대에 선 그 역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힘을 얻어 간다며 덕분에 감사하다 노래한다.



그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신명 나게 놀 줄 아는’ ‘놀이꾼’이라는 것이다.

그가 만드는 무대는 무대의 위아래 없이 그와 함께 우리 함께 논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그에게는 대중성, 민중성, 저항성, 자율성을 고루 갖춘 예술가의 모습이 있다.

그런 모습은 이 노래들 덕분에 생겨난 것일 게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넌 할수 있어’

너의 그 눈 속으로 들어갈 수 없을까 상상했다는, ‘널 보고 있으면’

어머니 아버지가 고향 생각나실 때면 두만강, 흥남부두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셨다는, ‘라구요’

풀냄새 참 흙냄새에 기분이 좋아 천국 같은 세상이라는, ‘에럴랄라’

와그라노 니 또 와그라노 고마해라 니 그러다 다친데이라는, ‘와그라노’

나의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 벽을 자유롭게 가볍게 뛰어넘어가고 말겠다는, ‘깨어나’


지금 광장에서 그가 노래하듯, 지금 그의 노래 중에서 가장 크게 들리는 노래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인 듯 싶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그 언제서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


여러 갈래 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돌아서 갈 수밖에 없는 꼬부라진 길일지라도

딱딱해지는 발바닥 걸어 걸어 걸어가다 보면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나 쉴 수 있겠지


여러 갈래 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막막한 어둠으로 별빛조차 없는 길일지라도

포기할 순 없는 거야 걸어 걸어 걸어가다 보면

뜨겁게 날 위해 부서진 햇살을 보겠지


그래도 나에겐 너무나도 많은 축복이란 걸 알아

수없이 많은 걸어 가야 할 내 앞길이 있지 않나

그래 다시 가다 보면 걸어 걸어 걸어가다 보면

어느 날 그 모든 일들을 감사해하겠지


보이지도 않는 끝

지친 어깨 떨구고 한숨짓는 그대 두려워 말아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강산에,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중에서)



2025. 3. 2.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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