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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시대로

by 영진

오늘날의 시대를 무어라 부를 수 있을까. ‘불확실성의 시대’나 ‘AI 시대’와 같은 표현도 있지만 ‘전환의 시대’ 아닌가. 자본주의 경제 위기, 기후 위기에 따른 전환의 시대 아닌가.


언제부터인가 ‘위로의 시대’라고 부를 만큼 ‘위로’라는 언어가 시대를 위로하고 있는 것만 같고, 한편으로는 ‘어설픈 위로’로 시대의 고통으로 힘겨워하는 이들을 기만하는 것 아니냐며 ‘위로’에 위로받지 못하는 시대인 것 같기도 해.



‘브로콜리 너마저’의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노래가 불려지던 시기가 2010년이었어.


그런 날이 있어 그런 밤이 있어

말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넌 말이 없었지만 그런 말이 있어 그런 마음이 있어

말하진 않았지 위로가 되기를 이런 말은 왠지 너를

그냥 지나쳐 버릴 것 같아서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린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있어


-브로콜리 너마저,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중에서



‘깊은 어둠에 빠져있어’


그런 날이 있다는 것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

애써 위로하려는 말이 더 위로가 되지 않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그래서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만을 하게 되는

그런 날 그런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는


그런 그들의 노래에 위로가 되기도 했던 그런

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한 듯한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했던 그런 날들이었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위기의 시대이지만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만한 그런 위기의 시대이기에


그런 위로의 노래와 위로의 마음과 함께 위로의 시대를 건너

위기의 시대를 기회의 시대로 전환해 내기를 바라.



2025. 4. 4.



브로콜리 너마저 -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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