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야 날 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너는 비록 싫다고 말해도 나는 너의 마음 알아(이승철, ’희야‘)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우린 아직 이별이 뭔지 몰라(이승철,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이승철‘이라는 이름에 그의 노래 가사가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에 놀라게 돼.
문득, 언젠가 노래하는 가수 친구가 자신을 가수가 아니라 ‘예술가’라고 불러주길 바라던 기억이 나. 지금 생각해보니, 오랜 시간 고뇌하며 만들어 낸 자신만의 예술 세계가 있다는 걸 알아 달라는 바람 아니었나 싶어.
’오랜 시간‘ 한 가지 일에 몰두해 만들어 낸 결과물에는 그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을 거야.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를 예술이라고, 그 세계를 만든 이를 예술가라고 불러도 좋을 거야.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상관없이 말이야.
그 친구만 아니라 많은 가수들이, 아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을 거야. 이승철이라는 예술가가 그렇듯이 말이야.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켜 온 때문일 것이고, 그 이전에 자리를 지켜 온 많은 선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할 거야.
비가 오는 날엔 난 항상 널 그리워해
언젠간 널 다시 만나는 그 날을 기다리며
비 내린 하늘은 왜 그리 날 슬프게 해
흩어진 내 눈물로 널 잊고 싶은데
(이승철, ’서쪽 하늘‘ 중에서)
그가 부르는 ’서쪽 하늘‘을 들으면 영화 ’청연‘과 지금은 세상에 없는 장진영, 김주혁 배우가 생각이 나.
사랑이란 그 말은 못 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걸 줄수 있어서
사랑 할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 합니다
(이승철,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중에서)
그가 부르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들으면 지금은 세상에 없는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이 나.
세상 끝에 홀로 버려진 나를
어느새 넌 다독거렸지 헤아려주고
그래 나 살고픈 이유는 바로 너
(이승철, ’넌 또 다른 나‘ 중에서)
그가 부르는 ’넌 또 다른 나‘를 들으면 ’넌 또 다른 나‘이기도 하다면서 나를 다독거리고 헤아려주던, 나에게 살고픈 이유를 알려준 많은 이들이 생각이 나.
나 역시 그들에게 ’또 다른 나‘들에게 ‘넌 또 다른 나’라고 노래해 주었지.
2025.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