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글을 쓰는 사람은 ‘특수’를 ‘일반’화 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읽는 사람은 ‘곡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의를 받는다. ‘일반화’는 ‘오류’, ‘곡해’는 ‘잘못’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오류’나 ‘잘못’이라는 판단은 누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올바른 해석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곡해인지 아닌지, 일반화인지 아닌지 누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곡해’라거나 ‘일반화의 오류’라는 판단도 하나의 해석인 것이다. 그렇게 해석하며 마치 자신의 해석이 올바른 것처럼 곡해하거나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곡해나 일반화’를 주의해야 하지만 곡해라거나 일반화라는 판단 자체도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곡해나 일반화’일지도 모르는 해석을 마치 진실인 양 퍼트리고 믿게 만들려는 권력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읽고 해석할 때 송곳 같은 독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글쓰기와 글 읽기의 기초는 소통을 수월하게 해 주어서 억지와 불통과 불신을 낳지 않게 해 줄 것이다. 그들 탄탄한 기초가 만나면 비로소 소통과 교감을 넘어 감동과 비판과 성찰과 상상을 넘어 사고와 시야의 확장을 가져다줄 것이다. 기초는 중요해서 어렵다.
-하영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웃으며 한 걸음> 104-1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