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티그라이족 출신인 아미노씨는 지난달 26일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에 나선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그가 일하던 경기 파주의 한 공장에 기습적으로 들이닥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올해에만 한달에 한번 꼴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단속 과정에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법무부의 반인권적 단속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아미노씨는 27일 서면 인터뷰에서 단속 당일 상황을 설명했다. 동료들과 티타임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 직원들이 떴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동료들은 단속반 직원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수갑이 채워지고, 주먹질을 당했다. 어떤 이들은 두려움에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다.
아미노씨는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 보다 안전하고 인도적인 접근 방식이 있어야 한다”며 “적법한 절차나 신체적 보호, 존엄성 없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에도 손해를 입힌다”고 했다.
아미노씨처럼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정부합동단속으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반인권적인 단속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월31일 인천의 한 공장에서 출입국사무소 단속을 피하다 목재 야적장에 숨은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2월26일에는 경기 화성의 제조업체에서 카자흐스탄 출신 노동자가 3층에서 추락해 8일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같은 날 경북 경산에선 7명이 단속을 피하다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달 19일 경기 파주에서도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가 도망치다 다쳐 수술을 받았다.
-경향신문, 2025. 4. 28. 기사 <단속 피하다 발목 잃은 아미노씨···이주노동자 비자는 늘리면서 마구잡이 단속은 강화> 중에서
“법무부 훈령에 ‘출입국사범 단속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이 있지만 단속 현장에서 형해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정부의 태도”
“무력 중심의 단속에서 체류 기간 초과자에 자진 출석을 요구하는 예측 가능성 있는 단속으로 전환해야”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시키는 불법 고용주나 브로커, 이주노동자 인신매매 연루자 등을 단속하는 게 우선”
“이주노동자가 미등록 상태로 일하게 되는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는 것부터 필요”
“정부가 이주노동자 유입 정책으로 비자 발급은 확대하면서 단속은 강화하는 이중적 태도”
“단속은 정부가 바라는 미등록 이주민 숫자 축소도 달성하지 못했고 취약한 미등록 이주민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데도 실패”
“단속 추방 정책을 중단하라”
이주 노동자들 없으면 공장이 돌아갈까
국회의원들 없으면 나라가 안 돌아갈까
억대 연봉에 특권을 누리는 국회의원과
반인권 정책에 목숨을 잃어가는 이주 노동자 중에
누가 더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일까
2025.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