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서 나중 거기로 가는 ‘그 사이’. 그 어느 때 그 어느 곳도 고정적이고 영원하지 않기에 ‘그 사이’를 살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와 다른, 혹은 더 나은 나중 거기로 가기 위해서도 ‘그 사이’를 지나야 하는 것이다.
‘그 사이’를 어떻게 지나느냐에 따라 나중 거기라는 시공간의 모양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겪고 있는 노동자,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영세 사업자들이 차별과 불평등이 조금 더 해소된 나중 거기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를 어떻게든 지내야 하는 것이다.
법제도가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것이 그 사이를 지내는 힘이 되기도 하겠고 그에 못지않게 큰 힘이 되는 것이 서로를 지켜주려는 마음일 것이다. 차별과 불평등을 겪는 우리의 처지도 제각각이라서 그런 마음 내기가 쉽지도 않고 너의 마음이 내 마음 같지도 않지만 그런 마음을 지켜가는 그 사이에 우리 사이가 든든하게 이어질 것만 같다.
2025.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