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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 걸음

구체적

by 영진

아도르노 설명으로는 헤겔에게서 구체는 제한된 연관 속에서 자기반성이 이루어지는 단계, 추상은 그게 안 되고 전개되지 않고 일면적인 걸 떼어낸 것, 개별화된 것, 손에 잡히더라도 개별화돼서 달랑 그렇게 얘기할 때는 추상적이고 아무리 절실해도 그게 제반 맥락과 무관할 때는 구체적인 게 아닌 것이다. 추상적인 것이다.


아도르노는 헤겔의 ‘추상과 구체’를 가져오면서 자기의 연관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연관이 중요하다. 맥락, 연관 이런 것 없이는 짜임 이런 것들 없이는 구체적인 게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게 헤겔의 의미라고 보는 것이다. 헤겔이 이런 식으로 ‘진리는 구체적’이라는 얘기를 한다. 그때 구체적이라는 말은 전개되고 풍부해지고 제반 연관을 만들어내는 단계다. 이것을 달리 생각하면 맑스가 ‘추상에서 구체로’ 강조할 때 과학적으로 올바른 방법은 추상에서 구체로 상승하는 것이다.


그렇게 얘기할 때 그게 개별적으로 손에 잡히는 걸로 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때 맑스가 규정한 구체는 ‘제반 규정들의 총괄’이다. 하나의 규정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제반 규정들의 총괄로서의 구체다,


그러니까 자본주의를 그냥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 한마디로 끝낼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그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는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려면 상품부터 해서 가치, 잉여가치, 잉여가치도 절대적 잉여 가치, 상대적 잉여 가치, 특별 잉여 가치, 노동일, 경기 순환 등 온갖 것들이 다 설명되면서 그게 자본주의라고 나왔을 때, [자본론] 1, 2, 3권이 다 펼쳐졌을 때 비로소 자본주의에 대한 진리가 드러나는 것이다. ‘자본이 무엇이다’로 드러나는 것이다.


-하영진, ‘진리는 구체적이다’, <꿈꾸며 한 걸음> 152-153쪽.





꿈꾸며 한 걸음 @하영진 - BOOKK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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