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보거나 듣는 것 만으로도 늘 설레는 언어다. 그와 동시에 문득 문득 나 스스로 묻고 답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문학’도 ‘예술’도 ‘사랑’도 나에게는 그런 언어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다’ 이런 말을 나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한 것이 꽤 오래된 것 같은데, 누가 문학이, 예술이, 사랑이 뭐냐고 묻는다면 스스로 묻고 답해 가지고 있던 그 답이 이내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아도르노가 <문화산업>이라는 글에서 대중문화를 ‘허접 쓰레기’라고 신랄하게 혹은 과도하게 비판하지만, 아도르노 이후 오늘날 대중문화가 ‘산업’으로 더 각광 받고 있지만, 그럴수록 아도르노의 비판은 더 빛을 발하는 것만 같다.
상품성이 높은, 잘 팔리는 예술이라면 그럴만한 ‘예술성’을 지닌 ‘예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예술은 아도르노의 비판처럼 ‘사이비 개성’도 아닐 것이며, 나치나 자본과 같은 권력이 강요하는 동일성 원리에 굴하지 않은/않을 예술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대중들이 사랑하는 ‘문학과 예술’이라면 한낱 상품에 불과한 예술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자체가 ’빛‘인 예술, 한낱 상품이 되기를 강요하는 ’자본권력‘을 예술의 이름으로 넘어선 예술이 아닌가.
그러한 예술이 가능한 것에 아도르노의 비판적 시각이 한몫 했을 수도 있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예술은 그럴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그런 빛의 예술이 가능하다고 해야겠다.
해서, 잘 팔리든 안 팔리든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예술이라는 답을 하면서, ’예술, 스스로, 빛‘과 같은 언어에 설레면서 또 묻는다. 그래서 문학이, 예술이, 사랑이 뭔데?
2025.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