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기에 법칙을 투여한 것만 나는 안다. 이런 논리다. 그것도 좀 말이 안 된다. 헤겔은 이미 대상들이 다 그런 감성, 오성 등등과 더불어서 개념적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질서를 가진다. 대상 자체도 이미 우리가 개인적으로 알기 전에 축적되어 온 노동의 결과로 이미 현실 자체가 일정한 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법칙적인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자연에도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삼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관념론적인 측면도 있다. 어쨌든 그런 대상 자체가 카오스는 아니다. 일정한 법칙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사후적으로 또 알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 이성이 자연에 투여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알아가는 그런 측면이 또 있다. 그것은 절대적 관념론 아니냐.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 유물론적 입장에서 봐도 어딘가 대상이 아무 질서도 없는, 법칙도 없는 그런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실 자체도 그렇다. 뉴튼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기 전에는 그 법칙이 작동 안 했느냐 이런 문제다.
-하영진, '칸트와 헤겔의 차이', <도시의 무지개> 187-1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