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개되고 풍부해지고

by 영진

아도르노는 헤겔의 ‘추상과 구체’를 가져오면서 자기의 연관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연관이 중요하다. 맥락, 연관 이런 것 없이는 짜임 이런 것들 없이는 구체적인 게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게 헤겔의 의미라고 보는 것이다. 헤겔이 이런 식으로 ‘진리는 구체적’이라는 얘기를 한다. 그때 구체적이라는 말은 전개되고 풍부해지고 제반 연관을 만들어내는 단계다. 이것을 달리 생각하면 맑스가 ‘추상에서 구체로’ 강조할 때 과학적으로 올바른 방법은 추상에서 구체로 상승하는 것이다.


그렇게 얘기할 때 그게 개별적으로 손에 잡히는 걸로 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때 맑스가 규정한 구체는 ‘제반 규정들의 총괄’이다. 하나의 규정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제반 규정들의 총괄로서의 구체다,




인간의 의식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것에 대해서 모든 걸 알 수는 없다. 비동일자가 따로 있어서 전제하는 게 아니라 만물은 무궁무진하다는 전제가 있다. 대상들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니까 우리가 경험적으로 여태까지 뭘 안다고 해왔던 모든 것들, 대상들을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헤겔은 전체를 다 알 수 있다고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건 없다. 유물론적으로 보자면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그 공백도 계속 나온다. 무로 존재해서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 그러니까 규정이 아무것도 안 돼 있는 그것, 공허한 것이다.



-하영진, '진리는 구체적이다', <도시의 무지개> 210-211, 213쪽.




도시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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