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쓴 글을 9월에 복기하며
요즘 몸이 말이 아니다. 성한 곳이 없다.
커피도 본래 하루에 4-5잔 마시는데 요새는 그 이상 마시는 것 같다.
탕비실에서 커피를 내리다가 문득
커피를 맛으로 마시기 때문에 줄일 수 없다면
디카페인으로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도 카페인을 고수하던 나였는데 약해졌다.
마치 마라탕을 최고 맵기로 먹다가 극심한 위통을 느끼고
그 뒤부터는 2단계로 먹게 된 어떤 날과도 같다.
하루하루 나이가 들고 있다.
물론 지금도 굉장히 젊은 나이이다.
하지만 나의 젊음이 바래지고 있음을 예민하게 느낀다.
좋아하는 영화 <중경삼림>의 대사를 차용하자면
시간을 통조림에 넣을 수 있다면 기한이 영영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꼭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이 들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하나라도 알려주길 바란다.
에너지가 없어서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는 거 정도일까
벌써 9월이 지나가고 있다.
25년이 3달밖에 안 남았는데 나는 무얼 하며 보냈을까
분명히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다.
무언가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 힘을 내어 해낸 것보다 무심히 흘러간 시간이 더 많게 느껴진다.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신체적으로 금요일이 제일 힘들겠지만
정신적으로는 목요일이 제일 힘든 것처럼
시간의 총량 또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라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일까
하루는 24시간이라 규정되어 있지만,
손안에 꽉 쥐고 아주 조금씩 아껴가며 흘려보낸다면
조금 더 천천히 흩어지게 할 수 있겠지